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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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사진)이 2년여간 준비해온 21번째 연출작 '투캅스 vs 공공의 적'(가제)의 제작을 포기했다.

19일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 감독은 최근 출연 배우들과 만나 투캅스 vs 공공의 적 제작을 접기로 결정했다. 이 영화는 지난 여름 시나리오 초고가 완성된 후 캐스팅을 완료했고, 내년 3월 크랭크 인을 준비 중이었다.

이 영화는 강 감독의 대표작인 ‘투캅스’와 ‘공공의 적’의 이야기를 섞은 풍자 코미디물이다. ‘해운대’,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고 안성기·박중훈(이상 투캅스), 설경구(공공의 적) 등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1993년 1편이 제작된 투캅스는 비리를 밥 먹듯이 저지르는 고참 형사와 패기만만한 신참 형사가 파트너로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2편까지 강 감독이 연출했으며 3편은 김상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세 편이 나온 공공의 적 시리즈는 열혈 형사와 검사가 존속살해범, 부패한 사학재단 이사장, 기업형 조직폭력단체 등 사회악을 응징하는 내용을 그렸다.

강 감독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이 영화 이야기가 밋밋하게 다가왔다. 영화에 등장하는 ‘공공의 적’보다 현실의 인물이 더 세고, 시대 상황이 영화 속 세상보다 더 편파적이기 때문”이라며 “풍자가 현실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판단으로 영화 제작을 포기했다. 아예 덮을 수는 없으니 ‘무기한 연기’로 해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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