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가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AI에 노출된 고위험군이 9000명을 넘어섰다.

보건당국은 혹시 모를 AI 인체감염사례를 막기 위해 전국 42개 AI 살처분 현장에 중앙역학조사관을 보내고 항바이러스제, 개인보호구(레벨D세트) 비축물자를 점검하는 등 인체감염 예방 조치를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플루엔자 대국민 예방수칙 당부와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인체감염 예방 조치를 설명했다.

정진석 질병관리본부장은 혹시라도 AI 인체감염 사례가 나올 것에 대비해 지난 19일 기준으로 가금류 살처분 작업 참여자, 농장 종사자, 대응 요원 등 총 9183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보건소를 통해 항바이러스제 예방적 투약, 노출 후 잠복기(10일) 동안 능동 감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AI 노출 고위험군 9183명 가운데 3775명은 잠복기가 끝나 모니터링이 완료됐고 5248명은 모니터링 중"이라며 "현재 계절 인플루엔자 환자로 확인된 1명 이외에는 모두 음성으로 판명이 났다"고 밝혔다.

계절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들은 혹시 모를 AI 중복 감염 우려 때문에 도살처분 작업에서 배제되고 있다.

당국은 H5N6형과 H5N8형이 동시에 확산할 경우 사람 안에서 새롭게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배제할 수 없지만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또 H5N8형은 국내 가금류나 사체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고 야생 분변에서 발견된 상태로 실제 조류 감염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H5N6나 H5N8이 인체로 들어왔을 경우에 기존의 치료제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해 야생조류나 AI 가금류와의 접촉이 거의 없는 일반 국민은 인체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고 현재까지 사람 간 전파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야생조류에서 확인된 H5N8의 유전자 일부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인체감염 증가, 항바이러스제 내성 관련 유전자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2014년 진행한 동물실험결과에서도 유전자 변이는 없었으며 병원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농가에서 유행 중인 AI H5N6 바이러스를 활용해 인체감염 위해도 평가와 바이러스 특성 분석을 진행 중이다.

최종 결과는 내년 2월께 나올 예정이다.

올해 국내 가금류에서 발생한 H5N6형은 2014년부터 중국, 베트남, 라오스 및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했다.

인체 감염사례는 2016년 12월 기준 중국에서 17명이 감염해 10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날계란 섭취가 AI 인체감염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계란 껍데기 안쪽으로는 바이러스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껍데기가 깨끗하게 세척되지 않은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24시간 정도 묻어있을 수 있어 가급적이면 익혀서 먹으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