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점장 승진 인사를 했다.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 51% 가운데 29.7%가 7개 과점주주에 매각되며 정부의 경영통제에서 벗어나자 성과평가 인사에 본격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20일 177명의 부지점장을 지점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예년과 비교해 지점장 승진자가 20%가량 늘었다.

올해 59개 영업점이 통폐합되면서 지점 수가 903개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체감 승진 폭은 더 크다고 우리은행은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민영화에 성공하기 전까지 보상하지 못한 성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고생한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2000년 우리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맺어 경영 전반을 관리해왔다. 재무건전성이나 수익성 등의 지표가 목표에 미달하면 총인건비를 동결해 우리은행으로선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임원급 인사는 차기 행장이 선임되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후임은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박상용 연세대 교수 등 5명의 사외이사가 정할 예정이다. 내년 1월 초 사외이사 중심의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지면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밟게 된다. 은행권에서는 3월 주총까지 임기가 연장된 이 행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