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매매 허용) 시대가 열렸다. 시장 분위기는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때보다 차분하다. 최근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성이 높은 시장인 만큼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를 통한 선강퉁 시장의 일일거래대금은 15일 기준 930만위안(약 15억원)이다. 거래 첫날 6256만위안(약 105억원)에 비해 약 85.7% 급락했다. 2014년 시행된 후강퉁의 초반과 비교하면 흥행성이 떨어진다. 6거래일간 누적 거래대금은 선강퉁이 316억원, 후강퉁이 443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금 동향도 비슷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행 첫주(5~9일) 선전 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82억9300만위안(약 1조4000억원). 이 역시 후강퉁의 236억위안(약 4조300억원)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선강퉁 거래가 부진한 데는 중국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영향이 크다. 중국 당국이 보험사의 주식투자를 제한하면서 투자심리가 냉랭해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최근 대형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선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선전 증시는 상하이 증시에 비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다.

긍정적인 시각이 없지는 않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가격 매력이 커졌고 과잉투자 업종의 구조조정 작업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의 여파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문제인 만큼 적극적인 투자보다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인 기대보다는 중국 시장 개방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해 중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선강퉁 시행 이후 1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세계 최대 에어컨업체인 거리전기로 나타났다. 이 밖에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 영상보안장비업체인 하이캉웨이스, 바이주 제조업체인 양허구펀과 우량예 등에 외국인 자금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