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메카로 뜨는 광주] 광주시, 자동차 애프터마켓 진출…'블루칩 선점' 나선다
광주광역시가 자동차 대체부품산업 육성 등의 자동차 애프터마켓시장 선점에 나섰다. 자동차애프터마켓은 출고된 차의 유지보수 부품교체 그리고 튜닝 등을 위해 파생되는 서비스산업시장을 일컫는다. 완성차 제작을 위해 부품이 공급되는 과정인 비포마켓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자동차 내외장부품 인테리어 편의부품 튜닝부품은 물론 블랙박스 카오디오 등 IT부품까지 모두 애프터마켓 취급품목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국내외에서 매년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새로운 불루칩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부품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광주시는 이 애프터마켓을 틈새시장으로 찾아내고 산업 육성의 씨를 뿌리고 있다. 광주지역의 200여 차부품업체는 지금까지 기아차 등지에 제품을 공급해온 비포마켓 업체들이다. 이 때문에 부품의 가격결정권은 시장이 아니라 대기업에 있어 수익성이 높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부품업체들이 차 애프터마켓에 활발히 진출하면 판로가 확대되고 수익성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된 수익성은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원청업체인 자동차메이커들의 제품경쟁력을 높여주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광주시의 계산이다.

첫발은 광주자동차애프터마켓협의회(회장 유진열)가 내디뎠다. 지난 7월 광주지역 차부품업체 42곳이 참여해 발족한 단체다. 이를 중심으로 회원업체는 미주와 동남아시장을 지속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이 가운데 KCLP(대표 최기호)와 (주)프리모(대표 윤성훈)가 필리핀에 차량용 오토트렁크시스템과 고출력 LED램프를 각각 125만달러와 26만달러어치 수출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향후 회원업체 제품에 대해 공동 브랜드인 ‘MIG’(MADE IN GWANGJU) 상표를 부착하는 등의 수출전략도 수립했다. 광주시는 협의회의 각종 전시회 및 박람회 참가 지원, 시장 활성화를 위한 디자인 특허권 규제 완화, 협의회 전용 사무실 제공, 전담인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한국자동차부품협회, 광주테크노파크와 손잡고 자동차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맺었다. 대체부품이란 출고 자동차 장착부품(순정부품)과 성능·품질이 같거나 비슷한 부품으로 고장수리 때 대체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가격은 순정부품의 50% 이상 저렴하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대체부품 제도개선과 지역 자동차 부품산업 역량 강화 및 수출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국내 자동차 대체부품 제도 정착을 위해 종합 시험인증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국비 지원을 건의하기로 했다.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자동차부품협회(CAPA)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애프터마켓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정비라는 선결과제도 있다.

국산차 업체의 20년간 독점권리를 부여하는 ‘디자인보호권’과 대체부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시장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국토교통부에 디자인보호법 규제 완화를 건의해 대체부품 시장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시는 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20억원을 들여 자동차 애프터마켓 부품·용품 성능을 평가하는 인증시험센터를 건립, 광·전자산업과의 융복합 및 핵심요소부품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억원의 사업비로 홍보관과 전시관도 구축할 방침이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