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희정 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사진=안희정 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출사표 소식에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마시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 총장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 "(반총장)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의 죽음 앞에 조문조차 하지 못하는 신의없는 사람, 태평양 건너 미국에 앉아서 이리저리 여의도 정당 판의 이합집산에 주판알을 튕기는 기회주의 정치 태도, 정당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수준 낮은 민주주의 인식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않는 것이 한국 최초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우리 국민과 충청의 자부심을 훼손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마무리 했다.

안 지사가 SNS를 통해 이같은 글을 올린 것은 반 총장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특파원 고별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한 적이 없다"고 언급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이날 친노 측이 노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얘기 들어본 적이 없고, 그것은 인격 모독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오후 4시 현재 안 지사의 SNS 글에는 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누리꾼들이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