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50대 아빠 A씨. 며칠 앞으로 다가온 딸의 생일선물을 고르는 데 애를 먹던 그는 고민을 멈추고 롯데백화점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시킨다. “독서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열두 살 딸의 선물로는 뭐가 좋을까?”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챗봇(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이 알맞은 선물을 추천해준다. 소비자가 입력한 ‘취향’에 관한 정보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최신 뉴스까지 분석해 결과를 내놓는다.

롯데백화점이 21일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며 소개한 미래 쇼핑의 모습이다. 롯데는 왓슨의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를 백화점 등 유통 관련 계열사에 도입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스스로 검색해 상품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챗봇과 대화하며 상품을 추천받고 인근 매장 위치와 구매 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롯데의 구상이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지 않고 챗봇을 통해 안내받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롯데는 전략 수립을 위해 왓슨 솔루션을 활용한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도 도입한다. 이 플랫폼은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제조사들의 신제품 개발을 돕는다. 내부 매출 자료와 외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알려준다. 시스템 구축은 롯데정보통신이, 데이터 분석은 롯데멤버스가 맡는다.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영역에서 가치를 찾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IBM의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게 됐다”며 “인지 컴퓨팅 분야에 장기적이고 일관된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는 IBM과 함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