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산업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사업체 대표의 약 40%, 보건·사회복지업 종사자의 80%가량이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성장의 근간이던 제조업 성장세는 주춤해졌다. 부동산·임대업과 사업시설관리 등 일부 서비스업 매출 증가율이 제조업을 크게 앞질렀다. 사업체 수는 경기가 서울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국 사업장 10곳 중 4곳은 여사장…사업체수, 경기도가 서울 첫 추월
공공행정 여성 비중 증가

통계청이 상근 직원 1명 이상인 전국 사업체를 전수 조사해 21일 발표한 ‘2015년 기준 경제총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대표인 사업체는 전체(387만5000개)의 37.6%인 145만6000개로 집계됐다. 첫 조사를 한 2010년보다 15.5% 늘었다. 조사 대상 19개 업종 중 예술·스포츠·여가업 사업체 수만 5년 전보다 1.9% 감소했다. 당구장과 노래방 감소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까지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사장님’ 비율은 2010년(37.2%)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숙박·음식점업(62.2%), 교육서비스업(54.4%)에선 여사장이 남사장보다 많았다. 전체 사업체 종사자 가운데 여성은 42.3%인 878만6000명이었다. 여성 종사자 비율은 5년 전(41.1%)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보건·사회복지업 종사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이었고 숙박·음식점업(63.6%) 교육서비스업(63.5%) 금융·보험업(55.1%)도 ‘여초’ 산업으로 조사됐다. 여성 비중이 5년 전보다 많이 커진 산업은 전기·가스·수도(3.2%포인트 상승), 공공행정(3.1%포인트) 등 ‘공적 영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총괄담당관실 등 중앙부처 과(課) 중에 직원의 70% 이상이 여성인 곳도 많았다.

서울에서 경기로 떠난 사업체들

중앙정부부처의 세종 이전,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도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수도권 사업체의 지난해 매출(2921조5200억원)은 전체 매출의 55.1%를 차지했다. 수도권 사업체 및 종사자 비중도 각각 47.4%(183만5000개)와 51.4%(1068만6000명)에 달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기도 사업체는 82만8000개(21.4%)로 서울(82만1000개·21.2%)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김대호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서울에서 사업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기 외곽지역으로 이동하는 사업체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충북 전북 전남 경북 경남의 사업체는 5년 새 17.1~17.9% 늘었다. 수도권 증가율(16.1%)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5개 도(道) 중 매출 증가율이 수도권(24.5%)보다 높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 산업 평균 밑돌아

제조업의 위상은 여전했지만 성장세는 둔화했다. 지난해 제조업 매출(1711조5000억원)이 전체 매출(5302조9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3%로 19개 산업 중 가장 컸다. 하지만 2010년(33.8%)보다는 비중이 낮아졌다. 매출 증가율도 16.9%로 전 산업 평균(22.4%)을 밑돌았다.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19.4%)도 정체했다.

부동산·임대업은 두각을 나타냈다. 작년 매출은 2010년 대비 65.7% 급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3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주거용 건물 개발, 건물 관리업체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임대업 쪽에선 부동산뿐만 아니라 웅진코웨이 같은 임대업체가 성장한 게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업은 해외여행업, 콜센터·텔레마케팅 업종의 성장세 덕에 매출이 60.4% 늘었다. 보건·사회복지업의 매출도 55.4% 불어났다. 정부 복지정책을 강화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