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중국 석탄값 폭등에 반사이익…고부가 제품 개발로 안정적 수익 기대
한화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 등을 만드는 화학업체다.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까닭에 태양광주(株)로 분류되기도 한다. 자회사를 통해 플라스틱제조업(한화첨단소재, 한화폴리드리머 등), 소매업(한화갤러리아 등), 부동산산업(한화도시개발 등) 등도 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 소재 분야 실적이 개선되면서 태양광의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연말 배당주로 떠오른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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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중국 석탄값 폭등에 반사이익…고부가 제품 개발로 안정적 수익 기대
◆다양한 포트폴리오

태양광과 관련된 종목들은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다른 태양광 기업에 비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한화케미칼의 ‘주종목’인 PVC와 가성소다 등 화학제품의 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석탄(유연탄) 가격은 연초 t당 52달러에서 11월 말 100달러 선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석유로 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와 달리 중국 화학업체는 석탄을 주원료로 한다. 석탄 가격이 오르면 중국 업체들은 가격 부담으로 PVC와 같은 화학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한화케미칼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원재료값의 변화 없이 판매 가격만 올라간 것이어서 영업이익과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는 석유화학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종합화학 지분 26.85%를 인수했다. 올해부터는 화학사업 중심의 기초소재 부문 실적 호조로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태양광 실적은 우려

중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화학제품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점도 한화케미칼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오염물질 배출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해당 기업 설비를 폐쇄할 수 있도록 환경보호법을 개정했다.

한화케미칼은 내년 태양광 모듈의 판매 감소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내년에는 수익성이 좋았던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와의 1.5기가와트(GW) 모듈 공급 계약까지 끝나면서 별다른 대기 물량도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우려로 4분기 들어 한화케미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실제로 한화케미칼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 소재 분야 실적 개선이 태양광의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PVC와 가성소다의 지속적인 스프레드 확대,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의 가격 인상 등 화학부문의 실적 개선 요인이 적지 않다. 또 중국 석유화학 시장의 수요 개선과 석탄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실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자회사 살아날까

자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 등 리테일 사업부문도 정상화가 기대된다. 지난해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과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63의 초기 투자비용 지출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로 인해 리테일부문의 2011~2014년 연평균 영업이익이 600억원에서 지난해 170억원으로 줄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3856억원과 204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와 53% 상승했다.

업력이 쌓이면서 독자 개발 기술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 21일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획득한 한화케미칼이 개발에 성공한 CPVC(염소화 PVC)가 대표적이다. 염소화 PVC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오던 고부가 제품이다. 범용 PVC 대비 수익성이 2배 이상 좋으며 용도의 특성상 대체가 어렵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높은 배당률 역시 투자 요소 중 하나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 배당 비율인 ‘배당성향’은 작년 말 13%로 2014년(43%)보다 크게 줄어들었지만 올해는 20~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유식 <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 ys.hwang@nhqv.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