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단색화 '승승장구'…올 1700억대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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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생생 리포트
경기침체·위작 논란에도 미술경매시장 '선방'
서울옥션 10% 줄어든 930억원, K옥션은 소폭 증가
김환기 낙찰총액 417억…노란색 점화 63억원에 팔려
온라인 경매시장 300억대로 커져…고미술품에도 '매기'
경기침체·위작 논란에도 미술경매시장 '선방'
서울옥션 10% 줄어든 930억원, K옥션은 소폭 증가
김환기 낙찰총액 417억…노란색 점화 63억원에 팔려
온라인 경매시장 300억대로 커져…고미술품에도 '매기'
미술시장 ‘대장주’ 김환기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화가 작품과 고미술품이 고가에 팔리면서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K옥션 아이옥션의 올해 경매에 1658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소 경매회사를 포함하면 17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세 회사의 올해 낙찰총액은 작년(1797억원)보다 8% 정도 줄었다. 평균 낙찰률도 작년보다 1%포인트 하락한 79.3%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의 낙찰총액은 930억원으로 작년보다 10% 감소한 반면 K옥션은 소폭 증가했다. 국제 미술시장 위축과 국내 경기 침체, 위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환기와 단색화 열풍 지속, 고미술품 관심 증가, 온라인 시장 활기 등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게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고가 쏟아낸 김환기 열풍 지속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김환기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미술품 거래를 사실상 주도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0년 작 노란색 점화 ‘12-V-70 #172’(236×173㎝)는 4150만홍콩달러(약 63억2626만원)를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팔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달 13일 열린 K옥션의 겨울 경매에서도 김환기의 1940년대 작품 ‘에코(Echo)’가 14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그의 노란색 점화 ‘12-V-70 #172’ 외에 파란색 점화 ‘무제 27-Ⅶ-72 228’(54억원), 또 다른 점화 ‘12-V-70 172#’(41억5000만원) 등이 40억~60억원대에 거래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톱5’를 싹쓸이했다. 김환기의 작품은 올해 서울옥션과 K옥션 경매에서 417억원어치가 팔려 두 회사 낙찰총액의 25%를 차지했다.
2012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단색화 열풍도 시장에 힘을 보탰다. 지난 9월에는 박서보 화백의 ‘묘법 No.1~81’이 서울옥션 경매에서 11억3000만원에 팔리며 단색화 1세대 작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5월에는 정상화의 100호 크기 작품이 홍콩 경매시장에서 10억원대까지 치솟으며 한국 단색화의 인기를 반영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국 불안이 가중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 작품의 유찰이 눈에 띄게 늘었고, 정상화 박서보 윤형근 등 단색화 작품 가격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온라인 거래 두 배로 확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한 점당 1000만원 미만 중저가 온라인 미술품 거래가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들어 서울옥션의 온라인 전용 자회사 서울옥션블루와 K옥션의 K옥션온라인을 통해 거래된 중저가 그림은 150억원어치로 집계됐다. 작년(65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경매시장에 비하면 10%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온라인 경매시장이 커지면서 수요자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취급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옥션은 온라인 경매에서 그림은 물론 인형과 피규어, 보석, 디자인, 가구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술계는 연간 온라인 경매시장 규모를 200억원으로 집계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각종 그림까지 포함하면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고미술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비롯해 미국 일본에서 환수된 고미술품까지 경매에 올라와 시장에 큰 힘이 됐다.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51호인 고려시대 ‘철조석가여래좌상’은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됐다. 올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다. 9~10세기 삼층석탑(10억원), ‘삼국지연의도’(7억5000만원), 안중근의 행서 족자(7억3000만원), 서원아집도 8폭 병풍(5억1000만원), 단원 김홍도의 ‘시의 도첩’(3억5000만원), 겸재 정선의 ‘성류굴’(3억5000만원), 조선시대 천문 관측기구 ‘혼천의’(2억원)도 경합 끝에 고가에 팔렸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올해 미술시장에는 고령층은 물론 30~40대 젊은 미술 애호가 진출이 두드러졌다”며 “한국 현대미술이 홍콩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해 미술시장은…경기침체·국제시장 위축으로 불안
미술계는 새해에도 국제 시장 위축과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불안을 예상하면서도 김환기와 단색화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김환기 작품과 한국 단색화는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테마주’로 떠오른 만큼 당분간 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도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미술품과 골동품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부 작가의 그림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낙관했다.
반면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는 “부동산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는 만큼 미술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화랑과 경매회사들은 미술품 단순 거래보다 투자 컨설팅 등을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최고가 쏟아낸 김환기 열풍 지속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김환기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미술품 거래를 사실상 주도했다. 지난달 27일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0년 작 노란색 점화 ‘12-V-70 #172’(236×173㎝)는 4150만홍콩달러(약 63억2626만원)를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팔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달 13일 열린 K옥션의 겨울 경매에서도 김환기의 1940년대 작품 ‘에코(Echo)’가 14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그의 노란색 점화 ‘12-V-70 #172’ 외에 파란색 점화 ‘무제 27-Ⅶ-72 228’(54억원), 또 다른 점화 ‘12-V-70 172#’(41억5000만원) 등이 40억~60억원대에 거래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톱5’를 싹쓸이했다. 김환기의 작품은 올해 서울옥션과 K옥션 경매에서 417억원어치가 팔려 두 회사 낙찰총액의 25%를 차지했다.
2012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단색화 열풍도 시장에 힘을 보탰다. 지난 9월에는 박서보 화백의 ‘묘법 No.1~81’이 서울옥션 경매에서 11억3000만원에 팔리며 단색화 1세대 작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5월에는 정상화의 100호 크기 작품이 홍콩 경매시장에서 10억원대까지 치솟으며 한국 단색화의 인기를 반영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국 불안이 가중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 작품의 유찰이 눈에 띄게 늘었고, 정상화 박서보 윤형근 등 단색화 작품 가격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온라인 거래 두 배로 확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한 점당 1000만원 미만 중저가 온라인 미술품 거래가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들어 서울옥션의 온라인 전용 자회사 서울옥션블루와 K옥션의 K옥션온라인을 통해 거래된 중저가 그림은 150억원어치로 집계됐다. 작년(65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경매시장에 비하면 10%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온라인 경매시장이 커지면서 수요자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취급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옥션은 온라인 경매에서 그림은 물론 인형과 피규어, 보석, 디자인, 가구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술계는 연간 온라인 경매시장 규모를 200억원으로 집계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각종 그림까지 포함하면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고미술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비롯해 미국 일본에서 환수된 고미술품까지 경매에 올라와 시장에 큰 힘이 됐다.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51호인 고려시대 ‘철조석가여래좌상’은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됐다. 올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다. 9~10세기 삼층석탑(10억원), ‘삼국지연의도’(7억5000만원), 안중근의 행서 족자(7억3000만원), 서원아집도 8폭 병풍(5억1000만원), 단원 김홍도의 ‘시의 도첩’(3억5000만원), 겸재 정선의 ‘성류굴’(3억5000만원), 조선시대 천문 관측기구 ‘혼천의’(2억원)도 경합 끝에 고가에 팔렸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올해 미술시장에는 고령층은 물론 30~40대 젊은 미술 애호가 진출이 두드러졌다”며 “한국 현대미술이 홍콩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해 미술시장은…경기침체·국제시장 위축으로 불안
미술계는 새해에도 국제 시장 위축과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불안을 예상하면서도 김환기와 단색화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김환기 작품과 한국 단색화는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테마주’로 떠오른 만큼 당분간 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도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미술품과 골동품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부 작가의 그림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낙관했다.
반면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는 “부동산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는 만큼 미술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화랑과 경매회사들은 미술품 단순 거래보다 투자 컨설팅 등을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