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범하는 글로벌 해운동맹의 부산항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진해운 청산에 이어 부산항이 ‘이중고’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내년 출범하는 해운동맹 ‘오션’과 ‘디얼라이언스’의 항로 재편 계획을 분석한 결과 부산항에 기항하는 항로가 지금보다 3개 줄어들 것이라고 22일 발표했다. KMI는 항로 재편 결과 부산항의 연간 환적 화물이 최대 35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내년 부산항 환적량의 3.5% 수준으로, 한진해운 청산으로 부산항이 직접 입게 될 물동량 감소와는 별개 수치다.

기존 4대 해운동맹(2M, G6, O3, CKYHE)은 내년 4월 2M, 오션, 디얼라이언스의 3대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2M을 제외한 3개 해운동맹 회원사가 오션과 디얼라이언스 등 2개로 다시 뭉친다.

KMI는 오션과 디얼라이언스의 항로 재편 결과 부산항에 기항하는 아시아~북미 항로는 현재 15개에서 13개로, 아시아~북유럽 항로는 3개에서 2개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25개에 달하던 G6, O3, CKYHE의 부산항 기항 항로가 22개로 축소되는 것이다. 이들은 부산 기항을 줄이고 다롄, 칭다오, 톈진 등 북중국 항만 직기항을 늘리고 있다.

부산항을 이탈하는 항로의 재유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해운동맹에서 2~3년에 불과했던 협약 기간이 오션의 경우 10년으로 확장되는 등 장기협약 추세가 도드라진 탓이다. KMI는 “향후 부산항 환적화물 유치 및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