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바꿔놓을 때가 있다. 영국 소녀 캐시 란젠브링크도 그랬다. 어느 주말 저녁 그는 클럽에서 더 놀겠다는 동생을 두고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뒤, 그는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됐다는 전화를 받는다.

《안녕, 매튜》는 동생 매튜를 안락사시키기까지 8년 간 캐시의 기억을 담은 책이다. 자신이 동생을 죽인 것이라는 죄책감 등 자신의 감정을 고해성사처럼 녹여낸다.

매튜가 죽음보다 더 끔찍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깨달은 가족은 법원에서 안락사를 허가받아 그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깨닫는다. 이 세상은 고통스러운 사연을 간직한 사람과, 다른 이와 어떻게 아픔을 나눠야 하는지 모른 채 비탄과 슬픔으로 좌절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좌절의 늪에서 벗어난 저자는 “이제 나는 사람들과 내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덕분에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도 뒤죽박죽 엉망인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캐시 란젠브링크 지음, 서가원 옮김, 이와우, 320쪽, 1만4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