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유라시아 협력에 태권도를 적극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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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태권도 인구 20만명 달해
교육 효과가 큰 스포츠로 인식
정치·경제 관계발전에도 큰 동력"
박노벽 < 주 러시아 대사 >
교육 효과가 큰 스포츠로 인식
정치·경제 관계발전에도 큰 동력"
박노벽 < 주 러시아 대사 >
![[기고] 한·유라시아 협력에 태권도를 적극 활용해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612/AA.13037048.1.jpg)
12월 첫 주말 영하 16도를 오르내리는 맹추위와 진눈깨비가 몰아치던 러시아 타타르스탄의 제2 도시 나베레즈느니예 첼르니(‘강가의 산’을 의미) 시(市)에서 대한민국대사배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대회는 관객 수와 호응도 면에서 매년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러시아 전역에서 지역예선을 거쳐 올라온 24개 남녀팀 130여명이 각각 5명으로 한 팀을 이뤄 겨루는 단체전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런 경기방식은 팀원 간 일대일 대결 결과를 누적한 점수로 승패를 결정함으로써 더 많은 긴장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의 응원과 함성은 체육관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주러 한국대사관 문화원의 주선으로 방문한 수원시 태권도시범단은 격파와 고난도 기술의 시범을 아낌없이 보여줘 큰 갈채를 받았다. 수원시의 시범을 본 시정부 행정실장은 감탄을 연발하면서 유치원생인 손자에게 바로 태권도를 시켜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도시는 러시아 태권도 연마와 열풍의 중요 허브 중의 하나다. 체육교육을 중시하는 국립사범대에는 태권도학과와 별도 수련 건물이 있다. 무엇보다 런던과 리우올림픽의 동메달, 은메달리스트인 알렉세이 데니센코를 배출했기에 긍지가 대단히 높았다.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도 있지만 태권도 자체가 발전시켜온 장점으로 인해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높아진 한국의 위상도 한몫 하면서 환영받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인지 현재 러시아에는 전국 85개 지방행정구역 중 72개 태권도연맹지부에 약 20만명이 수련하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에서 태권도가 높은 호응도를 유지하며 널리 확산된 데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수교 이래 30여년간 여러 측면에서의 기여와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태권도연맹 초대회장 고(故) 세르게이 페도로프는 열정적으로 초석을 놓았고, 아나톨리 테레호프 현 회장도 아낌없는 지원과 활발한 국내외 활동을 통해 태권도 확산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정부, 국기원의 꾸준한 보급활동과 세계태권도연맹의 태권도 세계화 추진, 여기에 공정하고 과학적인 판정 시스템 개선 등의 다양한 노력도 태권도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는 데 주효했다.
러시아는 2018년 유럽태권도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대회는 타타르스탄 수도 카잔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 세계경찰태권도대회도 한국에 이어 개최국이 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러시아와 유라시아 지역에서 태권도가 모범적인 스포츠로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태권도를 통한 교류와 경제문화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태권도 시합과 함께 시범, 품새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 경기운영의 공정성과 관련한 심판교육, 연령별로 다양한 태권도대회 개최, 수준 높은 선수들이 태권도를 지속할 수 있는 후원 주선 등 체계적이고 발전가능한 방안들의 지속적인 개발을 제안한다.
태권도를 통해 유라시아인들과의 공감대를 더욱 넓히고 우호협력 기반을 튼튼히 하는 노력을 배가한다면 태권도는 문화·인적교류 분야에서 국가 간 우호협력뿐만 아니라 정무와 경제 분야에서의 관계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큰 동력이 될 것이다.
박노벽 < 주 러시아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