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을 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타이거 우즈. 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을 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와 타이거 우즈. 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70)가 타이거 우즈(41)와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 골프를 쳤다. 트럼프가 소유한 17개 골프장 중 하나인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다. 우즈와 트럼프는 둘 다 팜비치에 집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라운드는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져 스코어와 경기 내용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가 첫 라운드 상대자로 우즈를 선택한 이유와 둘의 대화 내용에 대해선 골프회동 이후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우즈와 트럼프의 인연은 꽤 깊다. 우즈는 2013년 트럼프 소유 골프장인 내셔널도랄에서 열린 WGC-캐딜락챔피언십을 제패했다. 트럼프가 현재 공사 중인 두바이 골프장 설계를 맡은 이도 우즈다. 사업적으로 둘은 비즈니스 파트너인 셈이다.

트럼프는 골프를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점에서 우즈와 닮은꼴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골프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골프는 아름다움의 정점에 있는 스포츠”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골프계와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정부 요직에 친·인척을 대거 등용한 것을 거론하며 골프에서도 우즈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평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직후 세 차례나 지인들을 자신 소유 골프장으로 불러 면담했고, 이후 조각구상을 발표했다.

37억달러(약 4조4585억원)가량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는 핸디캡이 2.8인 아마추어 골프 고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본인 주장일 뿐이다. 그와 골프를 친 이들 중 상당수는 “속임수에 가장 능한 골퍼 중 하나”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 홀에서 멀리건을 세 번이나 쓰는가 하면,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면 말 없이 주머니에서 공을 꺼내 치는 이른바 ‘알까기’에도 능하다는 게 여러 동반자의 증언이다.

하지만 그가 드라이버 비거리 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많지 않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