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쉼 없이 작품을 해온 뮤지컬 배우 허규. `살리에르`, `마리아 마리아`, `마마돈크라이`, `무한동력`, `고래고래`, 그리고 `오! 캐롤`까지. 이렇게 꾸준히 작품을 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오! 캐롤`에서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게이브 역을 맡은 허규 배우를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나봤다.Q. `오! 캐롤`에서 분량이 없어서 힘들지는 않은가?A. 아니다. 편하고 좋다. 이거 하다가 다른 작품을 할 수 있나 싶기도 하다. 내가 멋있는 캐릭터만 찾아서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재밌는 게 중요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것 위주로 선택을 하는 편이다.Q. 이미지 변신을 위해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나?A. 배우들 중에서 본인과 안 맞을 것 같지만 캐릭터 탈피를 위해서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용기가 없는 건지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근데 내 스타일 대로 해석을 하는데 의외로 다른 모습처럼 보여졌던 것 같다. 이미지 탈피를 위해서 모험을 하지는 않았는데 본의 아니게 다양한 캐릭터를 하게 됐다.Q. 팬들에게 잘하기로 유명하다.A. 내가 그런가? 의도한 것은 아니다. 친근하게 반응을 해준다. 내가 서태지, 조승우도 아니고 굳이 스타처럼 굴 필요가 없다. 무명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더욱 안 그러려고 의식하는 것도 있다. `뮤지컬 판에서 조금 알려졌다고 건방 떨지 말자`는 생각이다.Q. 이름이 알려진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나?A. 지금도 나는 유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뮤지컬 팬들은 좀 알아주지만, 방송 쪽으로 가면 아직 무명이다. 아직도 나는 내가 무명이라고 생각한다.Q. 참 겸손하다. 배우, 가수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A. 맞다. 실제로 그런 고민을 했다. 정체성에 혼란이 간혹 온다. 배우일 때 모드와 가수의 모드가 있다. 밴드에 집중해서 곡도 쓰곤 하는데 제대로 몰입하기까지 최소한 두 달 이상은 걸린다. 동시에 같이하니까 둘 다 똑바로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좀 되더라. 그래서 부인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너무 하찮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지금 그런 걸 고민이라고 하냐`고 하더라.Q. 뭐라고 조언해준건가?A. `고민하지 말고 그냥 둘 다 열심히 해` 라고 하더라. 너에게 지금 주어지는 걸 열심히 하라고. 하긴 요즘에 누가 하나만 하나 싶었다. 내 롤모델이 김창완 선배다. 조연도 감칠맛 나게 하고, 밴드 공연도 하고 라디오 DJ도 하는데 그게 내가 다 꿈꾸던 거다. 슈퍼스타가 되기 보다는 잔잔하게 오래가는 조연이고 싶다.Q. 1년간 쉼없이 공연을 했다. 무대에 서는 원동력이 뭔가?A. 성격상 나는 재미없으면 잘 못한다. 뮤지컬에 빠지기 시작한 이유가 너무 재밌어서다. 무대에서 재밌어서 노니까 그게 관객들에게 전해진다.Q. 재미없었던 적은 없나?A. 에디슨이 `나는 평생 일한 적이 없다`고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게 이해가 간다. 이 일도 스트레스받을 수 있는데, 그래도 재밌으니까 할 수 있는 거다. 재미없을 때는 좀 쉬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재미가 없어지는 순간 가짜를 하고 있는 거니까. 그게 내 원동력이다. 아직은 재밌다. `취미가 뭐에요?`라고 물어보는데 나는 취미가 없다. 일이 곧 취미니까.Q. 내년에 데뷔한 지 20년이 된다. 뮤지컬 배우 허규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A. 내 인생을 보니까 맨땅에 헤딩 스타일이었다. 나는 인생이 계획대로된 건 없었다. 원래 엄청 소심한 아이었고, 전공이 호텔 경영이다. 노래를 취미로 하다가 취직할 계획이었다. 그러다가 동아리에서 음악을 하기 시작하면서 수업이고 뭐고 안 나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뮤지컬을 하게 됐고 지금의 내가 된 거다. 난 내가 올해도 공연을 6개씩 할 줄 몰랐다. 배우들은 항상 불안해한다. 난 정말 축복받은 거다. 내년에 20주년이라 콘서트 하려고 한다. 일단 `오! 캐롤`을 잘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연예기획취재팀 박성기기자 enter@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자로 “이제 제 차례”, 세월호 다큐 세월X 공개 임박 “진실의 흔적 보일 것”ㆍ자로 `세월 X`, 軍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 부인 재반박ㆍ[전문] 자로 ‘세월X’ 풀영상 공개 “진상규명 진짜 시작..판단은 여러분의 몫”ㆍ김진태 "추미애·나경원, 세월호 때 화장 몇번 고쳤나"ㆍ자로, 세월호 다큐 `세월X` 공개 중단·재업로드 결정… "너무 속상하다"ⓒ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