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다고들 이야기하지만 벤처기업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한국의 벤처기업 수가 3만2851개로 지난해 말보다 1591개 늘었다.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2001년 1만1392개의 세 배 가까운 숫자다.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건수 또한 9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벤처 창업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증가한 벤처기업은 수출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올 10월 말까지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지만 벤처기업 수출은 2.6% 늘었다. 벤처기업 수출 증가율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전체 수출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 대기업 수출에서 벤처기업으로까지 저변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활로가 열리고 있다.

통계청은 ‘2015년 기업생멸 행정통계 결과’에서 2009년 이후 기업의 5년 생존율이 27.3%로 전년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생존조건에서도 스타트업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 청년들의 창업 의지가 꺾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아성에 도전하는 NBT, 혁신적인 송금서비스를 내놓은 비바리퍼블리카, 스타트업 인수로 성장하는 옐로모바일 등은 창업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

‘시장이 작다’ ‘규제가 많다' 등 창업이 안 될 이유를 대라면 차고 넘칠지 몰라도 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업가정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일구고 있다. 지금의 대기업도 처음에는 모두 스타트업이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인 지금 이 순간에도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창업가들에게 박수를 보내자. 이들이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