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관내 42개 사립 유치원 어린이 5000여명은 지난 1년간 용돈을 아껴서 모은 동전 2315만원을 송파구청을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공동모금회는 이 돈을 지역 내 저소득 계층 청소년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설공단은 국내외 관광객이 서울 청계천 모전교 주변 팔석담에 던진 ‘행운의 동전’ 5500만원을 서울시민 이름으로 서울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모인 총 액수가 3억5000만원을 넘겼다고 한다. 공단은 한국유니세프에도 외국 동전 1만개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근래 등장한 ‘기부방방’이라는 예도 재미있다. 동전을 주머니에 넣고 트램펄린(방방) 위에서 신나게 뛰면서 떨어지는 동전을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2015년에 기획해 시작한 것으로 온라인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회자되고 있는 ‘동전 없는 사회’가 실현되면 이런 모습도 점차 사라질 것 같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한국은행은 매년 동전 발행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2020년을 목표로 ‘동전 없는 사회’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일단 내년부터 편의점을 시작으로 잔돈은 선불카드나 교통카드에 충전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발행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무거운 동전을 가지고 다니는 번거로움도 해소할 수 있는 등 일상생활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동전은 오랫동안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왔고, 각국의 역사 문화 생활상을 이해하는 매개체였다. 돼지저금통을 통해 부모는 자식에게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었다. 주화 수집의 기쁨도 쏠쏠했다. 새로운 제도 구축에 따른 추가 비용이나 일부 상거래의 불편함 정도는 차치하더라도 경제성 측면이 강조됨으로써 우리는 이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김화동 < 한국조폐공사 사장 smart@komsc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