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폐지 불발…반쪽짜리 된 유료방송 발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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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케이블TV 78개 방송권역 폐지 유예
중소 케이블 업체 반발에 2020년 이후로 논의 미뤄
"케이블 수명 시한부 연장"
유료방송 지분 제한은 폐지
M&A로 구조개편 유도
업계 "실효성 없다" 지적도
중소 케이블 업체 반발에 2020년 이후로 논의 미뤄
"케이블 수명 시한부 연장"
유료방송 지분 제한은 폐지
M&A로 구조개편 유도
업계 "실효성 없다" 지적도
정부가 유료방송 시장의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등 사업자 간 지분보유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78개 케이블TV 사업권역의 지리적 구분을 없애는 권역제한(지역사업권) 폐지는 2020년 이후로 논의를 미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8차 정보통신 전략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유료방송 발전방안 대책을 심의, 확정했다. 사업자 간 소유·겸영 규제를 풀어 자발적인 구조개편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M&A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낡은 권역제한 규제를 장기 개선 과제로 돌려놔 ‘반쪽’짜리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자율 구조개편에 초점
정부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추진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 8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유료방송 발전방안 연구반을 구성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명칭은 ‘유료방송 발전방안’이지만 사실상 IPTV 약진으로 입지가 좁아지는 케이블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대부분이다. 1995년 아날로그 케이블TV 방송이 시작된 이후 외형 성장을 이어가던 케이블업계는 2008년 통신 3사의 IPTV 서비스 개시 후 가입자·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IPTV는 모바일 결합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료방송 발전방안의 초점 은 업계의 자율적인 M&A에 맞춰져 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사업자는 서로 지분을 33%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IPTV법 적용을 받는 통신 3사는 예외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이 시행되면 같은 소유 제한을 받게 된다. 이 지분소유 규제를 내년 중 없애 사업자 간 M&A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 사업권역 경쟁 원리 반영 못해”
정부가 강한 의지를 나타내며 밀어붙였던 78개 케이블TV 사업권역 폐지는 결국 케이블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케이블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시기에 맞춰 재검토하기로 했다. 케이블업계는 디지털 전환 완료 시점을 2018년으로 잡고 있지만, 업계의 투자 이행 여부에 따라 시기가 2020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케이블TV는 전국 시·군·구 단위 지역을 기반으로 78개 권역별로 허가받아 운영되고 있다. 권역제한 폐지는 이 지역 제한을 없애 다수의 SO가 한 지역에서 가입자 확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이다. M&A를 활성화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SO의 탈출구를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도 반영돼 있다.
하지만 케이블업계는 권역제한이 폐지되면 SO들이 헐값 매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유료방송 시장은 자금력이 풍부한 IPTV 중심의 독과점 시장이 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며 반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20년 전에 획정된 케이블TV의 사업권역은 시장의 경쟁논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경쟁력을 잃어버린 일부 케이블의 수명만 연장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8차 정보통신 전략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유료방송 발전방안 대책을 심의, 확정했다. 사업자 간 소유·겸영 규제를 풀어 자발적인 구조개편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M&A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낡은 권역제한 규제를 장기 개선 과제로 돌려놔 ‘반쪽’짜리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자율 구조개편에 초점
정부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추진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 8월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유료방송 발전방안 연구반을 구성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명칭은 ‘유료방송 발전방안’이지만 사실상 IPTV 약진으로 입지가 좁아지는 케이블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대부분이다. 1995년 아날로그 케이블TV 방송이 시작된 이후 외형 성장을 이어가던 케이블업계는 2008년 통신 3사의 IPTV 서비스 개시 후 가입자·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IPTV는 모바일 결합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료방송 발전방안의 초점 은 업계의 자율적인 M&A에 맞춰져 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사업자는 서로 지분을 33%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IPTV법 적용을 받는 통신 3사는 예외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이 시행되면 같은 소유 제한을 받게 된다. 이 지분소유 규제를 내년 중 없애 사업자 간 M&A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 사업권역 경쟁 원리 반영 못해”
정부가 강한 의지를 나타내며 밀어붙였던 78개 케이블TV 사업권역 폐지는 결국 케이블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케이블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시기에 맞춰 재검토하기로 했다. 케이블업계는 디지털 전환 완료 시점을 2018년으로 잡고 있지만, 업계의 투자 이행 여부에 따라 시기가 2020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케이블TV는 전국 시·군·구 단위 지역을 기반으로 78개 권역별로 허가받아 운영되고 있다. 권역제한 폐지는 이 지역 제한을 없애 다수의 SO가 한 지역에서 가입자 확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이다. M&A를 활성화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SO의 탈출구를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도 반영돼 있다.
하지만 케이블업계는 권역제한이 폐지되면 SO들이 헐값 매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유료방송 시장은 자금력이 풍부한 IPTV 중심의 독과점 시장이 될 것이란 논리를 내세우며 반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20년 전에 획정된 케이블TV의 사업권역은 시장의 경쟁논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경쟁력을 잃어버린 일부 케이블의 수명만 연장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