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원에 산 '윈도10' 삭제하라고?…MS 조치에 뿔난 소비자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 ‘윈도10 프로’를 해외 홈페이지에서 4000원가량에 살 수 있었던 ‘저가 판매 해프닝’ 이후 해당 제품에 대한 환불 조치가 내려졌다. 국내 구매자와 중고장터를 통해 이를 구입한 2차 구매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3일 클리앙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베네수엘라 MS 스토어 홈페이지에서 윈도10 프로(국내 정가 31만원)를 4000원에 살 수 있다”는 글이 퍼지면서 시작됐다. 윈도10과 MS오피스 등을 국내 정가 대비 약 100분의 1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발단은 베네수엘라의 화폐개혁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물가 이상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화폐개혁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환율이 27일 기준 달러당 675볼리바르로 급락했다. 이를 반영하지 못한 현지 홈페이지는 윈도10 프로를 2299볼리바르에 판매했다. 달러로 환산하면 3달러40센트(약 4100원)에 불과하다.

결국 MS 베네수엘라지사는 환불을 결정했다. 27일 제품 구매자들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 “베네수엘라 MS 스토어는 해당 국가에 거주하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이에 따라 해외 구매 제품은 1주일 안에 환불하겠다”고 공지했다.

국내 구매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구매자는 “이미 제품을 설치했는데 삭제하라니 상당히 번거롭다”며 “사과문이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국내 구매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저가 윈도를 중고장터에서 구매한 2차 구매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문제가 된 제품은 중고나라 카페 등에서 2만5000~3만원가량에 재판매됐다. 재판매자가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2차 구매자는 피해를 본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