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총선 후 6개월 만에 원내 제1당 자리를 되찾았다.

1당으로 올라선 만큼 여당의 헛발질과 이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 “이젠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1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12월 셋째주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은 36.1%로 1위를 지켰지만 지난주보다 2.7%포인트 떨어졌다. 상승세가 3주 만에 꺾인 것이다.

민주당은 그간 촛불민심에 기대왔고 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민주당이 비판을 위한 비판을 멈추고 민생 경제 등 시급한 국정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난국 수습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도 소극적이다.

게다가 내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 등 정책을 놓고 지도부 내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내년도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지금이라도 준비해 내년 1분기에 추경 편성을 끝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26일 “2월 추경에 반대한다”며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추경안을 꺼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됐음에도 대선 일정 마련은 물론 공약 준비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주자들은 표를 겨냥해 여과되지 않은 각종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에 적용할 ‘경선 룰’을 정하기 위한 당과 후보들 간 룰미팅도 답보 상태다. 대선주자 간 갈등을 우려해 일단 뒤로 미뤄놓은 것이다.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취소 등 탄핵 국면에서 보여준 난맥상 등 미숙한 정국 운영도 민주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