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전자업계 결산]갤노트7 폭발로 시작해 전장사업 확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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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주력 스마트폰 실패로 손실…가전·반도체 호황으로 상쇄
전장부문 확대…삼성 "적극적 인수합병" LG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
전장부문 확대…삼성 "적극적 인수합병" LG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
[ 이진욱 기자 ] 올 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통 분모는 '스마트폰 리스크'다. 양사는 주력으로 내세운 스마트폰의 실패로 경제적 손실과 이미지 추락이라는 짐을 동시에 떠안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경제적 손실과 소비자 신뢰도를 잃었고, LG전자는 G5 부진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양사에게 스마트폰 부문은 뼈아팠지만, 가전과 반도체 부문은 호황을 누리며 전체 실적을 오히려 끌어올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하게 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분야를 유망 사업으로 낙점, 적극적 투자에 나서면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주력 스마트폰 갤노트7 단종과 G5의 실패
갤노트7 단종 사태는 올 한해 전자업계의 가장 큰 이슈이자 충격이었다. 갤노트7은 지난 8월 출시 당시 사상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각광받으며, 역대 최고 초기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출시 두 달 만에 발화 사고가 이어지면서 단종됐다. 10월 단종 이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갤노트7은 총 430만 대에 달했다. 국내에서만 약 50만 대가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첫 발화 사태 이후 1차 리콜을 실시했지만, 이후에도 발화 사건이 계속 발생하자 430만대를 전량 회수키로 결정했다. 이로 인한 손실은 약 7조 원대. 삼성전자는 현재 발화 원인을 찾아 발표를 앞둔 상태다.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부문은 주력 스마트폰 ‘G5’의 흥행 실패로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LG전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7월 MC사업본부 13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PMO’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가전, 반도체 호조…스마트폰 부진 상쇄
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이 먹혀들면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모두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조300억원을 기록, 7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전체 CE 부문의 영업이익도 3조3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1조25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전통적 가전명가로서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만 1조1843억원 수준이다. 초프리미엄을 지향하는 LG 시그니처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넘어서며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품 사업의 성과도 가전 못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부품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는 D램과 3D 낸드플래시의 폭발적 수요와 거래가격 상승이 겹치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졌다. 또 전세계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중소형 OLED 사업은 수급 개선으로 실적 견인에 한 몫했다.
LG전자는 태양광,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4년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태양광 사업은 견조한 수익성을 자랑하며 올해 영업이익 8000억원 달성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모터·컴프레서 사업은 외부 판매를 확대하며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 수익원으로 자동차 전장 낙점…투자 확대
올해 국내 전자업계의 화두는 '자동차 전장부품'이었다. 전장사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뿐 아니라 소니·파나소닉 등 글로벌 전자업체에 퀄컴·엔비디아 등 반도체 업체까지 진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전장사업팀은 전장부품 역량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단시간 내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이 전략대로 '하만'을 인수하면서 업계를 놀라게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에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고액인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3분기 이후 글로벌 전장부품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부품 사업을 꾸준히 키우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핵심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했다. 3분기에는 GM의 '쉐보레 볼트 EV'에 들어갈 부품 양산에 돌입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공급 체결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전장부품 전문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전자업계는 스마트폰의 실패와 가전, 부품사업의 건재로 압축된다"며 "스마트폰 단일 제품이 실패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전자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장사업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경제적 손실과 소비자 신뢰도를 잃었고, LG전자는 G5 부진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양사에게 스마트폰 부문은 뼈아팠지만, 가전과 반도체 부문은 호황을 누리며 전체 실적을 오히려 끌어올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하게 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분야를 유망 사업으로 낙점, 적극적 투자에 나서면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주력 스마트폰 갤노트7 단종과 G5의 실패
갤노트7 단종 사태는 올 한해 전자업계의 가장 큰 이슈이자 충격이었다. 갤노트7은 지난 8월 출시 당시 사상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각광받으며, 역대 최고 초기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출시 두 달 만에 발화 사고가 이어지면서 단종됐다. 10월 단종 이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갤노트7은 총 430만 대에 달했다. 국내에서만 약 50만 대가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첫 발화 사태 이후 1차 리콜을 실시했지만, 이후에도 발화 사건이 계속 발생하자 430만대를 전량 회수키로 결정했다. 이로 인한 손실은 약 7조 원대. 삼성전자는 현재 발화 원인을 찾아 발표를 앞둔 상태다.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부문은 주력 스마트폰 ‘G5’의 흥행 실패로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LG전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7월 MC사업본부 13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PMO’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가전, 반도체 호조…스마트폰 부진 상쇄
가전 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이 먹혀들면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모두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조300억원을 기록, 7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전체 CE 부문의 영업이익도 3조3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1조25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전통적 가전명가로서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만 1조1843억원 수준이다. 초프리미엄을 지향하는 LG 시그니처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넘어서며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품 사업의 성과도 가전 못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부품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는 D램과 3D 낸드플래시의 폭발적 수요와 거래가격 상승이 겹치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졌다. 또 전세계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중소형 OLED 사업은 수급 개선으로 실적 견인에 한 몫했다.
LG전자는 태양광,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4년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태양광 사업은 견조한 수익성을 자랑하며 올해 영업이익 8000억원 달성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모터·컴프레서 사업은 외부 판매를 확대하며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 수익원으로 자동차 전장 낙점…투자 확대
올해 국내 전자업계의 화두는 '자동차 전장부품'이었다. 전장사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뿐 아니라 소니·파나소닉 등 글로벌 전자업체에 퀄컴·엔비디아 등 반도체 업체까지 진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전장사업팀은 전장부품 역량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단시간 내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이 전략대로 '하만'을 인수하면서 업계를 놀라게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에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고액인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3분기 이후 글로벌 전장부품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부품 사업을 꾸준히 키우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핵심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했다. 3분기에는 GM의 '쉐보레 볼트 EV'에 들어갈 부품 양산에 돌입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공급 체결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전장부품 전문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전자업계는 스마트폰의 실패와 가전, 부품사업의 건재로 압축된다"며 "스마트폰 단일 제품이 실패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전자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장사업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