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현대자동차 기술 주역, 서울대 강단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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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공대 교수로 임용…퇴직임원 강의 정례화 '신산학협력' 주목
소남영 전 기아자동차 부사장 등 6명 '제1기 고문 교수단'으로 임용
경영 이론·현장 노하우 전수…서울대, 삼성 등 타기업 확대키로
소남영 전 기아자동차 부사장 등 6명 '제1기 고문 교수단'으로 임용
경영 이론·현장 노하우 전수…서울대, 삼성 등 타기업 확대키로
예병태 전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은 그룹 내 마케팅 전문가다. 현직에서 물러나 현대차그룹 고문단에 들어간 그는 내년부터 서울대 공대 산업공학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강단에 선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 과목씩 맡을 예정이다. 미래자동차 부품과 관련한 ‘학생 벤처’ 육성이 핵심 목표 중 하나다. 기업의 현장 지식과 대학의 연구 기능을 효과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서울대와 현대차그룹 간 새로운 산학협력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백전노장’들 강단에
28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6명의 현대차그룹 고문이 이달 초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임용됐다. 예 전 부사장을 비롯해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부사장을 지낸 소남영 고문(이상 산업공학과),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IT(정보기술)서비스사업부 부사장, 오병수 전 현대차 품질본부 부사장, 이봉환 전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 부사장(이상 공학전문대학원), 정명철 전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다.
이번 1기 ‘고문 교수단’을 시작으로 앞으로 서울대와 현대차그룹은 고문으로 위촉된 퇴직 임원들이 서울대 공대에서 2년간 교수로 재직하는 제도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삼성 등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학기에 두 과목가량을 소화하는 등 ‘풀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에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대학에서 강의하는 겸임교수와도 다르다.
서울대의 이번 조치는 기업과 대학 간 새로운 협업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년 넘게 기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곧바로 전수할 수 있어서다. 정 전 사장은 차량용 신소재 개발에서 대학원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 모델로 키워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소 전 부사장은 중국 내 자동차산업에 해박한 만큼 중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한 ‘노하우’를 가르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新)산학협력 모델로 주목
서울대 공대는 이건우 학장 취임 이후 산학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현대카드와 빅데이터 분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차와의 협력도 이 학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초일류 대학은 대학 실험실에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교수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추진 과정에서 반대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과는 서울대 내에 삼성 고문단 전용 건물을 짓고, 연간 30~40명 규모로 ‘고문 교수’를 매년 임용하는 방안까지 논의했지만 학내 반발 기류에 막혀 보류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대학이 교수직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반발의식이 교수사회에 아직 뿌리 깊게 남아 있다”고 아쉬워했다.
김우승 LINC(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협의회 회장(한양대 에리카 산학협력단장)은 서울대·현대차그룹 간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에 대해 “그동안의 산학협력은 지나치게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기업이 산학협력에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황정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기업의 ‘백전노장’들 강단에
28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6명의 현대차그룹 고문이 이달 초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임용됐다. 예 전 부사장을 비롯해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부사장을 지낸 소남영 고문(이상 산업공학과),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IT(정보기술)서비스사업부 부사장, 오병수 전 현대차 품질본부 부사장, 이봉환 전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 부사장(이상 공학전문대학원), 정명철 전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다.
이번 1기 ‘고문 교수단’을 시작으로 앞으로 서울대와 현대차그룹은 고문으로 위촉된 퇴직 임원들이 서울대 공대에서 2년간 교수로 재직하는 제도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삼성 등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학기에 두 과목가량을 소화하는 등 ‘풀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에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대학에서 강의하는 겸임교수와도 다르다.
서울대의 이번 조치는 기업과 대학 간 새로운 협업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년 넘게 기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곧바로 전수할 수 있어서다. 정 전 사장은 차량용 신소재 개발에서 대학원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 모델로 키워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소 전 부사장은 중국 내 자동차산업에 해박한 만큼 중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 진출을 위한 ‘노하우’를 가르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新)산학협력 모델로 주목
서울대 공대는 이건우 학장 취임 이후 산학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현대카드와 빅데이터 분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차와의 협력도 이 학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초일류 대학은 대학 실험실에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교수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추진 과정에서 반대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과는 서울대 내에 삼성 고문단 전용 건물을 짓고, 연간 30~40명 규모로 ‘고문 교수’를 매년 임용하는 방안까지 논의했지만 학내 반발 기류에 막혀 보류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대학이 교수직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반발의식이 교수사회에 아직 뿌리 깊게 남아 있다”고 아쉬워했다.
김우승 LINC(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협의회 회장(한양대 에리카 산학협력단장)은 서울대·현대차그룹 간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에 대해 “그동안의 산학협력은 지나치게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기업이 산학협력에 직접 투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황정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