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내가 희망을 가져왔다'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성탄절 대체 휴일이었던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5건의 트윗을 남겼다.

현직에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 선거 주자로 뛰었다면 이겼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을 그냥 넘어갈 트럼프가 아니다. 그는 26일 첫 트윗에 “오바마 대통령이 그였다면 나를 이겼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말해야 했겠지만 내 답은 ‘말도 안 된다(NO WAY)!’다. 일자리가 떠나고, ISIS(이슬람국가), 오바마케어 등등” 이라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싸웠을 경우 일자리·IS·오바마케어 3가지를 공격하면 자신이 이겼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클린턴 후보를 상대할 때와 달리 이민자 문제, 부패 문제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 다음 트윗에서 그는 유엔을 비판했다. “유엔은 굉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냥 사람들이 어울려서 얘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클럽에 불과하다. 슬픈 일!”이라고 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문제로 유엔과 각을 세운 후 남은 상념으로 보인다.

세 번째 트윗이 흥미롭다. 그는 “내가 이기기 전 세상은 우울했고 희망이 없었다. 지금 (주식)시장은 약 10% 가까이 올랐고 크리스마스 소비는 수조달러나 증가했다!”고 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그룹 브리지워터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가 지난 19일 링크트인 블로그에 트럼프가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되살릴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패배감에 젖어 있는 세상에 희망을 가져다 준 구원자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그 생각을 트위터에 자랑스럽게 적어둘 수 있는 인물이다. 겸손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런 자신감이 대통령을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27일 오후 10시경에 그는 “미국 12월 소비자신뢰지수(CCI)가 거의 4포인트나 상승한 113.7을 기록했다. 15년여만에 최고 수준! 땡스 도널드!”라는 트윗을 추가로 날렸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자신의 등장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호전됐기 때문이라는 자화자찬이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자신의 재단에 수백만달러를 기부했는데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불평을 늘어놓았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접전 주(스윙스테이트)에서 열렬히 개인적으로 클린턴 후보 지지 유세를 펼쳤는데도 졌다는 비아냥도 남겼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