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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4건의 글을 올렸다. 플로리다에서 휴가 중인 그는 오전 9시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對) 이스라엘 관계에 관한 트윗 3개를 연달아 게시했다.

그는 “O 대통령(오바마 대통령)의 여러 과장된 발언과 선동을 무시하려고 애쓰고 있다. 정권 교체가 순조로울 줄 알았다-아니었다!”고 적었다. 오바마가 자신이 후보로 나섰으면 트럼프를 이겼을 거라고 했다는 발언에 여전히 화가 난 듯 했다. 순조로운 정권 교체가 되지 않고 있다는 표현은 일차적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허용 여부를 놓고 대립하는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 정부가 트럼프가 폐지를 약속한 오바마케어 관련 제도와 자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종 ‘대못박기’를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사를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그는 친(親) 이스라엘 성향을 조금도 감추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이스라엘이 모욕받고 무례하게 대접받는 것을 용인해선 안 된다”며 “그들(이스라엘)은 한 때 미국에 굉장한 친구를 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썼다. “관계가 끝나게 된 것은 끔찍한 이란 (핵) 협상이었고, 지금은 유엔이다! 이스라엘은 힘 내서 버텨달라. 1월20일(자신의 취임일)이 곧 다가오리니!”라고 덧붙였다. 성탄절에도 이스라엘의 명절인 하누카를 먼저 축하한 트럼프는 유대계 인맥을 자신의 주요 자산으로 삼고 있다.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유대인이고 장녀 이방카도 그를 따라 유대교로 개종했다. 대선 과정에서 유대계 모임을 찾은 트럼프는 “내 딸 이방카가 곧 유대인 아이를 낳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또 오후 5시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기사 ‘이코노미스트들이 트럼프가 희망을 가져왔다고 말한다’를 제목을 다시 한 번 인용하며 링크했다. 전날 자신이 미국에 희망을 가져왔다고 말한 게 자기만의 생각이 아니라 시장에서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취지다. 폴리티코의 기사는 전날 트럼프가 트윗한 소비자신뢰지수(CCI) 15년여만에 최고치 내용을 다루면서 웰스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등의 발언을 인용해 시장에 자신감이 되돌아왔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대선기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쪽에 기울었던 매체기 때문에 트럼프가 더욱 의기양양하게 이를 링크해서 알렸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폴리티코 기사에도 여전히 가시가 조금 남아 있다. 폴리티코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이 첫번째 임기를 대 침체 가운데서 시작한 덕분에 이후의 낙관론을 즐길 수 있었다며 그것이 트럼프의 공(功) 만은 아니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또 “자신감이 월급을 올려주고 일자리를 만들지는 않으며, 지난 10개의 침체 중 9개는 공화당 정권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는 전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 퀄컴이 특허권을 남용해 불공정 계약을 했다며 1조3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