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셰프의 요리를 집으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셰플리'가 혼밥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셰프의 요리를 집으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셰플리'가 혼밥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박희진 기자 ] '혼밥족'을 위한 한 해였다. 올해 음식배달 앱(응용프로그램)은 외식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혼밥족을 정조준했다. 최소주문금액을 낮춘 '1인분 주문'을 도입했고, 미슐랭스타 셰프와 배달용 음식을 개발해 '반(半)외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의 메뉴 선택폭을 넓혔다.

29일 배달음식 주문앱 요기요가 발표한 '2016년 배달앱 통계'에 따르면 올해 요기요의 1인분 주문은 15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7월말 1인분 주문 카테고리를 만든 이후 4개월동안 빠른 속도로 주문 수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요기요의 1인분 주문은 배달비를 내지 않아도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는 최소주문금액이 6000~1만원 수준인 식당을 지역별로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보통 배달 앱을 사용할 경우 최소주문금액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1인 가구나 혼밥족은 전화로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이 있었다.

'배달음식=치킨·피자·중국요리'라는 공식도 깨졌다. 맛집 음식을 집에서 혼자 즐기길 원하는 혼밥족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메뉴가 오토바이에 실렸다.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려는 '혼밥 미식가'도 많았다.

배달이 안되는 식당 음식을 대신 배달해주는 푸드플라이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푸드플라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주문한 음식 종류는 유명 셰프의 메뉴인 '셰플리'였다. 푸드플라이가 지난 7월 선보인 셰플리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출신인 조계형 셰프를 포함해 청담동, 서래마을 등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셰프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셰플리는 출시 한 달만인 지난 8월부터 푸드플라이의 기존 가맹점들을 제치고 매월 가장 많은 주문량을 기록하고 있다. 출시 이후 이달 기준 예상 매출 성장률은 310%에 달한다.

2위는 쌀국수 및 아시아요리, 3위는 커리가 차지했고 찜닭, 스시 도시락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달 음식하면 빼놓지 않던 피자는 6위에 그쳤다. 푸드플라이를 관계자는 "푸드플라이 이용자들은 피자나 치킨처럼 기존에도 배달이 가능했던 음식보다 주로 특정 맛집의 음식을 떠올려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푸드플라이와 셰플리는 혼밥족을 겨냥해 서울 강남구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도 1인 가구가 밀집한 곳을 중심으로 배달 지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음식 배달 시장에서 혼밥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음식 배달 앱이 진화하면서 집에서 다양한 외식 메뉴를 배달 시켜먹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외식 트렌드 키워드로 '나홀로 열풍'을 선정하기도 했다.

김서령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외식진흥부장은 "올해 외식업계의 주요 이슈는 '1인 외식의 급성장'과 '푸드서비스테크의 진화' 등이었다"며 "내년엔 이를 토대로 '나홀로 열풍'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