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네 번째)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유 부총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네 번째)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유 부총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가 내년에 공공부문에서 6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청년층(15~29세) 정규직 채용을 늘린 기업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기업에 주어지는 세제혜택도 늘린다. 생계급여 최대급여액을 5% 올려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경기 둔화, 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청년 여성 등 취약 계층의 생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취업성공패키지 대상 확대

정부가 29일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한 ‘민생안정 대책’은 크게 △일자리 창출 △소득기반 확충 △상생 등 세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은 청년 취업·창업 지원이다.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이 역대 1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인 8.2%를 기록하는 등 젊은 층 고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 17조1000억원 중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2조6000억원을 1분기에 집중 집행할 계획이다. 취업성공패키지 내실화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취업준비 활동비(6개월간 최대 60만원) 지원 대상이 중위소득 80% 이하 청년이지만 앞으론 중위소득 이하로 확대된다.

공공부문에선 6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 공무원(일반직, 경찰, 공립학교 교원, 지방직 등) 4만명 이상, 공공기관 직원 2만명이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의 청년의무고용제도를 2년 더 이어간다.

◆해외건설 훈련비 지원도 늘어

청년 채용 기업에 대한 혜택도 늘어난다. 중소 건설업체가 새로 뽑은 청년 인력을 해외 건설 현장에 파견할 때 지급하는 ‘훈련비 지원액’은 현행 1인당 1140만원에서 내년 최대 1500만원으로 올라간다. 청년층 정규직 근로자를 직전 과세연도보다 늘린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 세액공제 한도도 1인당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늘어난다.

중소기업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3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600만원)와 기업(300만원)이 도와 총 1200만원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 대상은 현재 청년인턴수료자 1만명에서 취업성공패키지, 일학습병행 수료자까지 총 5만명으로 확대한다.

◆무급휴직 근로자 지원요건 완화

저소득층의 소득기반을 강화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생계급여(기초생활보장대상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급여) 최대급여액은 4인 가구 기준 월 127만원에서 134만원으로 5.2% 오른다. 주거급여는 월 3000원(2.5%) 인상된다. 내년 7월엔 저소득 1~2인 가구에 대한 생계급여 확대 방안 등을 포함하는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도 수립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6470원으로 7.3% 인상하고 10대, 20대가 주로 취업하는 주요 프랜차이즈에 대한 최저임금 준수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기업에 주는 세액공제 혜택도 1인당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진다.

무급휴직 근로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이 완화된다. 현재 유급휴업 등 고용유지 조치 실시 이후 노사합의로 90일 이상 무급휴업을 추가 시행하면 정부가 1일 6만원 한도로 최대 180일간 지원한다.

■ 26만명

정부가 예상한 내년 취업자 증가폭. 올해보다 3만명 줄어든 수치다. 고용 여건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내년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공산이 크고 구조조정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수출 전선도 먹구름이다.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잇달아 내놓은이유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