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루미늄업체 류중텐 회장
멕시코 가족회사 원산지로 바꿔 미국 수출때 '반덤핑 관세' 회피
외환법 피해 50억달러 반출 의혹
위안화 약세·부패척결 피해 재산 해외도피 갈수록 급증
중국 최대이자 세계 2위 알루미늄가공업체인 중왕홀딩스의 류중톈(劉忠田) 회장이 스위스 멕시코 등지에 설립한 가족 회사를 이용해 5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개인의 연간 해외 달러 송금한도를 5만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중국의 외환관리법을 피해 가기 위해 류 회장이 대량의 알루미늄 제품을 멕시코에 설립한 가족 명의 회사로 수출하는 ‘꼼수’를 썼다는 것이다.
이번 의혹은 부패 척결과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중국에 있는 재산을 해외로 밀반출하려는 중국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법을 가장한 재산 반출 의혹
중국 랴오닝성에 있는 중왕홀딩스가 화제의 중심이 된 건 지난 9월 미국 상무부의 조사 착수가 계기였다. 당시 미국의 알루미늄 가공업체들은 중왕홀딩스가 멕시코 산호세의 사막에 100만t이 넘는 알루미늄 가공 제품을 쌓아둔 것을 수상히 여겨 상무부에 조사를 의뢰했다.
상무부는 중왕홀딩스가 미국의 반(反)덤핑 관세를 회피하려는 의도에서 중국산 제품을 일단 멕시코로 수출한 뒤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중왕홀딩스는 2010년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미국에 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했다는 이유로 37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전력이 있다.
WSJ는 여기에 새로운 의혹을 추가했다. 중왕홀딩스가 멕시코에 알루미늄 제품을 대거 쌓아둔 것은 류 회장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근거로 제시한 것은 미국 댈러스에 있는 로펌 먼치하르트코프앤드하르의 헤르만 랜도 변호사가 2012년 스위스 방케헤리티지은행에 보낸 이메일이다.
랜도 변호사는 류 회장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가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류 회장은 스위스에 88인베스트먼트와 그랜드프로비넌스홀딩스라는 이름의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그런데 그랜드프로비넌스는 중왕홀딩스의 알루미늄 제품을 멕시코에 있는 류 회장 아들 소유의 회사 푼디시온데멕시코로 수출하는 업무를 담당한 싱가포르 회사 GT88의 모회사다. 랜도 변호사는 당시 이메일에서 “88인베스트먼트와 그랜드프로비넌스홀딩스는 류 회장 일가의 자산관리 목적으로 설립된 ‘패밀리 오피스’”라며 “류 회장 은퇴 이후 본격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 유럽이민 준비 정황도
WSJ는 랜도 변호사의 이메일 내용을 근거로 중왕홀딩스가 멕시코로 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하는 과정에 류 회장 일가의 회사가 깊숙이 개입하는 구조를 짰으며, 이는 류 회장 개인 재산의 해외 반출을 위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미국 알루미늄 업계에서는 중왕홀딩스가 멕시코 산호세에 보관하고 있는 알루미늄 가치가 약 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관련 당사자들은 이 같은 의혹 제기를 강력 부인했다. 중왕홀딩스 대변인은 “류 회장은 ‘먼치하르트코프앤드하르’라는 로펌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먼치하르트코프앤드하르 대변인도 “우리는 중왕홀딩스의 법률대리인이 아니며, 과거에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류 회장의 미국 내 법률 대리인인 찰스 포크 변호사는 “류 회장과 과거 거래한 적이 있는 에릭 션이란 인물과 랜도 변호사가 류 회장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라고 역공했다.
WSJ는 그러나 류 회장이 최근 해외 이민을 준비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점도 재산 해외 도피와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 65만유로(약 8억원)를 들여 유럽 지중해에 있는 섬나라 몰타의 시민권을 획득했다. 몰타 정부가 2014년 도입한 투자이민 정책을 활용한 것이다.
WSJ는 “몰타 시민권이 있으면 유럽 어디서든 거주하면서 사업할 수 있다”며 “중국은 법적으로 이중 국적을 금지해 몰타 시민권 취득은 결국 이민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자본유출 적신호 켜진 중국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올 들어 중국에서 자본 유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개인 및 기업의 재산 해외 밀반출 증가를 꼽았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본 유출 규모가 급증한 주된 원인은 중국 기업들의 달러 부채 상환이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하자 달러 자금을 빌려쓴 중국 기업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서둘러 부채 상환에 나섰다.
올해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주요인은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중국 내 부동산 주식 등의 투자수익률 감소, 그리고 고액자산가의 재산 해외 도피 등이라고 모건스탠리는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값 트로온스당 2900달러를 재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온스(1ozt=31.10g)당 전 거래일보다 0.7% 오른 2920.9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1% 상승한 온스당 2916.53달러를 기록했다.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캐나다의 온타리오주는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에 25% 할증료를 공식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 상품에 대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후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전기요금 할증 중단 방침을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를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내에서 관세 이슈가 부각되면서 금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국제 금 시세는 올 들어 11% 가량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금리·달러가 하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올 하반기에 금 가격 상승에 대한 시나리오를 설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다양한 정책 영향으로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거의 50%"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국제유가가 달러 약세 등에 힘입어 반등 마감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관세 충격으로 큰 반등은 없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0.22달러(0.33%) 오른 배럴당 66.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도 전 거래일보다 0.28달러(0.40%) 상승한 배럴당 69.56달러에 마무리됐다. ㅁ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일부 누그러지면서 위험 자산 시장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캐나다에 대해 부과한 추가 철강 관세에 대해 "아마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되는 전기에 대해 전기료 할증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미 달러화 가치가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유가 반등에 힘을 실었다. 원유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비(非)달러 국가 수요자들의 구매를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 대비 0.41% 하락한 103.42를 나타냈다.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관세 조치는 시장에 불안을 심고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이러한 보호무역 조치는 글로벌 원유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할리우드 특사'로 임명된 멜 깁슨(69)의 총기 소지 권리 복원을 거부한 미국 법무부 관료가 돌연 해고됐다는 주장이 나왔다.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에서 사면 업무 책임자로 일하다 지난 7일 해고된 엘리자베스 G. 오이어 변호사는 깁슨을 총기 소유권 복원 추천 대상자 명단에 넣으라는 법무부 상부의 압박을 거부한 즉시 해고됐다고 주장했다.그는 약 2주 전 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들의 총기 소유권을 복원하는 실무 그룹을 이끌고 있었다. 이 팀은 사면·복원을 고려할 만한 후보자 명단으로 95명을 선정해 토드 블랜치 법무부 차관실에 올렸다고 한다. 대상자들은 재범 위험이 낮다고 판단된 이들이었다.그는 이후 차관실로부터 "멜 깁슨을 명단에 추가해 줬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차관실은 지난 1월 깁슨의 변호사가 법무부 고위 관리들에게 보낸 서신도 첨부돼 있었다. 깁슨의 변호사는 이 서신에서 '깁슨이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받았고, 과거 큰 성공을 거둔 영화를 다수 만들었으므로 총기 소유권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오이어 변호사는 깁슨이 최근 몇 년간 총기 구입을 시도했으나, 과거 가정폭력(domestic violence)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 탓에 번번이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정폭력 전과자의 경우 총기를 다시 소지하게 될 경우 총기를 이용한 재범 위험이 높고, 깁슨이 사면 절차상 필요한 객관적인 재범 가능성 평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그를 사면 대상자로 추천할 수 없다고 상사에게 보고했다.차관실의 고위 관료는 몇 시간 뒤 그에게 전화해 "본질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