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 지우기에 나선다.

취임 첫날인 오는 20일 다수의 오바마 행정명령을 폐기하는 게 신호탄이다.

숀 스파이서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1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년간 오바마 정부가 취함으로써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방해한 많은 규제와 행정명령을 즉각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행정명령 등이 취임 첫날 트럼프 당선인이 폐기에 서명할 대상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과 에너지 규제,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이들 문제와 관련한 행정명령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언해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체류자 추방유예를 담은 이민개혁 행정명령과 총기 구매자의 신원규제를 강화한 총기규제 행정명령, 환경·에너지 관련 규제 등에 대해 폐기 조치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2014년 11월 발표된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불법 체류 청년 추방유예 확대와 부모책임 추방유예 등 470만 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특히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러시아 외교관 등에 대해 취해진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제재 행정명령도 폐기 대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스파이서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워싱턴 정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 공직자들이 퇴직 후 5년간 로비스트로 활동할 수 없도록 막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그는 로비스트 규제방안을 "매우 전향적인 생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봉사하기를 원한다면 자신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