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한국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의 ‘몸값’을 놓고 투자은행(IB)업계에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상장 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해 이들 회사의 기업가치를 너무 높게 추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남동발전의 순자산가치는 4조8301억원, 동서발전은 4조3625억원이었다.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주당순자산가치(PBR) 수준인 0.5배를 적용하면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2조~2조50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주관사를 맡겠다고 나선 일부 증권사는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각각 PBR 1배 수준으로 평가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각 회사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최근 석탄 가격 상승도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내리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탄 가격이 오르면 화력발전의 원가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의 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상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최근 새로운 발전소를 지은 동서발전은 매출 확대로 이익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남동발전은 발전소 수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석탄값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가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된다.

한 증권사 임원은 “한전이 두 자회사의 이익을 보전해주겠다고 나서지 않는 한 공모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이 ‘PBR 1배 수준의 기업가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전 재무제표에 반영된 남동발전 가치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1조8436억원, 동서발전은 2조2979억원이다. 2011년 한전이 두 회사의 지분을 취득할 당시 원가로 기재돼서다. 따라서 한전 입장에서는 이들 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적용하는 PBR 수준을 0.5배로 적용해도 회계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