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1701/AA.13079871.1.jpg)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감법(俯瞰法)으로 묘사한 이 작품에는 남산과 함께 막 머리를 내미는 붉은 해가 앙증맞게 그려져 있다. 남산에 비껴 뜨는 해의 절반만 살짝 보여줘 ‘가림과 숨김’의 미의식을 담아냈다. 그 앞에 만리재, 애오개, 노고산, 와우산도 보인다. 북악산과 인왕산 쪽에서만 남산을 바라보고 자란 겸재가 65세에 남산의 뒤쪽을 목격하고 그 감흥을 화폭에 옮겼다.
겸재는 이 그림을 진경시(眞景詩)의 대가이던 친구 이병연(1671~1751)의 시와 바꿨다고 한다. ‘새벽빛 한강에 떠오르니/산봉우리들 낚싯배에 가리고/아침마다 나와서 우뚝 앉으면/첫 햇살 남산에서 오르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