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탈환 과제 안고…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승진
60년대생 사장단과 손발 맞춰
변화의 불씨 이어주고…
제약산업 R&D 선도한 강신호
명예회장으로 경영 자문 역할
동아쏘시오그룹은 강신호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강정석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2일 발표했다.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한 강 신임 회장은 관리본부 경영관리팀장, 메디컬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동아오츠카 사장, 동아제약 부사장,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을 거치며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강 신임 회장은 1년여 만에 그룹 최고 자리를 물려받았다. 강 명예회장은 경영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변화와 글로벌화를 통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강 신임 회장은 2013년부터 그룹 지배력을 키워왔다. 지주사 전환 작업을 주도한 그는 강 명예회장의 지분 전량을 상속받는 등 총 25.68%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는 주력 계열사인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 대표에 1960년대생인 민장성 사장(48)과 최호진 사장(50)을 발탁하는 등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업계 1위 탈환할까
‘강정석 호(號)’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지난 47년 동안 유지해 온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아오는 게 숙제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제약사업을 책임지는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의 매출을 합쳐도 업계 4~5위권이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전문의약품(동아에스티)과 일반의약품(동아제약) 조직이 나뉜 영향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전문의약품 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매출의 10%를 투자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성과를 얼마나 빨리 내느냐도 관건이다.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는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등 5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강 명예회장 “변화 계속 꾀하라”
강 명예회장은 국내 제약업계의 R&D를 주도해왔다. 1961년 피로회복제 ‘박카스’를 개발해 동아제약을 업계 1위에 올려놨다. 강 명예회장이 R&D 우선주의를 강조한 덕분에 동아에스티는 국내 최초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당뇨 치료제 슈가논,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시벡스트로 등 신약만 4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다. 그는 평소 “동아쏘시오홀딩스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라고 말해왔다. 지난달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에 6300억원 규모 수출을 성사시킨 것도 강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혁신신약연구소의 첫 결실이다. 강 명예회장은 2004년부터 2년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내며 재계를 이끌기도 했다.
강 명예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모두가 리더가 되지 않으면 그룹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며 “가슴 속에 점화된 불씨를 각자 지닌 열정과 가능성으로 잘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