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왼쪽),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조용병 신한은행장(왼쪽),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한동우 회장 뒤를 이어 1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을 이끌 새 회장 선출이 본격화한다. 설(1월28일) 연휴 전에 마무리될 신한금융 차기 회장 선출은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결국 한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면서도, 조 행장 쪽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첫 가동했다.

회추위에서는 회장 추천절차와 후보군 심의기준 등을 논의했다.

조용병이냐, 위성호냐…막 오른 신한금융 회장 선출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부 규정에 따라 한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3월24일 두 달 전까지는 후임자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일정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6, 7일 ‘신한경영포럼’이 끝나면 회추위가 더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신한금융 계열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3~4명을 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추린 뒤 이달 중순 면접을 할 예정이다. 이후 회추위가 최종 결정한 한 명이 이사회 승인을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다.

회추위 구성원은 한 회장 외에 이상경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 고부인 전 도쿄한국상공회의소 부회장,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증권 일본 대표 등 모두 7명이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그동안 이견이 있더라도 내부에서 사전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는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왔다.

이번에도 차기 회장 논의가 꾸준히 이뤄져 왔기 때문에 선출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차기 회장 경쟁은 조 행장과 위 사장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최범수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사장을 비롯해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외부 및 전직 인사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후보가 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회장이 ‘현직에서 우선적으로 찾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한 회장은 사석에선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면 안 된다”며 넓게 보는 식견과 1등 신한금융에 걸맞은 이력을 갖추고 화합을 꾀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조 행장은 1957년, 위 사장은 1958년 출생으로 조 행장이 한 살 많고 은행 입사도 1년 빠르다. 조 행장은 지난 2년간 은행을 무난히 이끌어온 데다 이른바 ‘신한 사태’로 불리는 2010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위 사장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위상을 확실히 굳힌 점과 모바일 등 신사업 추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 행장 임기도 3월까지여서 후속 은행장 인사가 이어질 수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