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5일 중국 외교부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만나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중국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사드 배치를 무산시키려는 중국의 의도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 등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사드 등 한·중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좌담회에는 룽잉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을 비롯해 류칭 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장, 왕준성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원 등 평소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

방중 의원단 관계자는 “우리 측은 사드 문제에 대해선 양국의 이해가 다르지 않냐. 한국의 안보 불안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한국이 경제를 버리고 안보로 가기 전에 작은 제재라도 있으면 풀어야 한다고 중국 측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측 전문가들은 사드 반대 의견을 거듭 밝혔다. 중국 측은 사드 배치가 한국에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 번이나 강력하게 사드에 반대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이 사드 배치에 부정적인 야당을 이용해 사드 배치를 무산시키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은 “민주당은 벌써 정권을 다 잡은 양 행동한다”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사드 문제를 타협하는 것은 매국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도 “수권정당을 표방하면서 한·미 동맹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드 배치에 원칙 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중국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느냐” “중국에 머리를 굽실대다니”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추궈훙 주한중국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 사드, 중국 어선 불법조업 등에 대한 한국 정부 입장을 전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예정된 면담이었다”며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승민은 대선주자급이 아니라 어버이연합 수준, 단세포, 록히드마틴 대변인이라고 해야할 것 같네요”라고 비난했다.

유승호/박상익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