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눈 돌리는 이마트…'도전 DNA'는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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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선진국형 할인점' 24년째 국내 1위
대형마트 선구자의 위상
1993년 11월 서울 창동에 1호점
'물건 확실히 싸다' 소비자 입소문
업계 첫 연 매출 1조시대 열어
우리나라에 없던 시장 창출
이마트몰·트레이더스 문 열고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하남 개장
가전 전문 일렉트로마트도 인기
글로벌 종합유통 발돋움
몽골에 브랜드 노하우 전수
해외 쇼핑몰 판로 확대
중소기업 수출상사 역할
'선진국형 할인점' 24년째 국내 1위
대형마트 선구자의 위상
1993년 11월 서울 창동에 1호점
'물건 확실히 싸다' 소비자 입소문
업계 첫 연 매출 1조시대 열어
우리나라에 없던 시장 창출
이마트몰·트레이더스 문 열고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하남 개장
가전 전문 일렉트로마트도 인기
글로벌 종합유통 발돋움
몽골에 브랜드 노하우 전수
해외 쇼핑몰 판로 확대
중소기업 수출상사 역할
1993년 11월 신세계그룹이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로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를 열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선진국형 할인점을 열기엔 시기상조”란 평가가 많았다. 장을 보려면 시장이나 동네슈퍼에 가는 게 일반적이던 시절이라 이마트 창동점이 금방 문 닫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초기 반응은 좋지 않았다. 9개월간 준비 작업을 거쳐 문을 열었지만 대형 창고형 매장이란 형태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게다가 주력 품목인 식음료 제품들의 경쟁력이 약했다. 라면이나 커피, 참치 부문 1등 회사들이 초보 할인점에 물건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의 눈치도 봐야 했다.
최초에서 최고의 할인점으로
‘이마트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는 건가’라는 우려가 확산될 때쯤 뜻밖의 계기가 생겼다. 1994년 3월 남북대화에서 박영수 북한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자 전쟁 위기감으로 생활필수품 사재기가 일어났다. 이마트 창동점 방문객이 확 늘었고, ‘이마트 물건이 확실히 싸다’는 인식도 이때 확산됐다.
1년 만에 1호점이 자리 잡자 이마트는 예정에 없던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1994년 9월 2호점인 일산점이 영업을 시작했고, 1995년에 3호점(안산점)과 4호점(부평점)이 잇따라 개점했다.
한국에서 대형마트가 자리 잡자 글로벌 유통업체인 프랑스 까르푸와 미국 월마트가 1996년과 1998년 한국에 들어왔다. 팔짱만 끼고 있던 롯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가 1998년 처음 문을 열었고, 이듬해 영국계인 테스코와 삼성이 손잡고 홈플러스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의 선구자’라는 이름표에 그치지 않고 줄곧 가장 앞서 나가는 1등 할인점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1997년 국내 최초의 유통업계 자체 상표(PB) 상품인 이플러스 우유를 선보였다. 1998년엔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06년에는 글로벌 1위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한국 사업을 인수했다. 동시에 대형마트 최초로 100호점 시대를 열었다.
온라인과 창고형 마트로 돌파구
대형마트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들자 이마트는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한다. 가격 경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04년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1호점을 열었다. 회원 가입이 필요없는 열린 창고형 마트였다. 대형마트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해도 온라인 사업과 창고형 마트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이마트몰은 2014년 신세계백화점몰과 합쳐 SSG.COM(쓱닷컴)으로 진화했다. 마트 장보기와 백화점 쇼핑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온라인몰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4월에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를 열었다. 물류 혁신을 통해 2014년 5200억원이었던 이마트몰 매출은 2015년 66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25% 이상 성장했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6개의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 수도권 전 지역에 당일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트레이더스는 작년까지 점포 수를 11개로 늘렸다. 매출 증가율도 20% 이상이다. 이마트는 2023년까지 트레이더스 점포 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작년 9월엔 ‘세상에 없던 쇼핑몰’을 주제로 스타필드하남을 개점했다. 다른 유통업체의 고객을 빼앗는 게 아니라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를 경쟁 상대로 꼽았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쇼핑 테마파크라고 이름 붙였다. 가전제품 중심으로 남성 전용 쇼핑 매장을 표방해 온 일렉트로마트를 비롯해 10개의 전문점이 들어갔다. 가족과 연인끼리 즐길 수 있는 레포츠 시설과 식당도 대거 입점했다.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으로 성장
국내 유통업체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내수기업이라는 점이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만 목소리를 높일 뿐 해외에선 존재감이 없다는 얘기다. 이마트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를 수출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기존엔 해외에 점포를 열어 직접 영업했지만 물건을 수출하는 식으로 해외 영업 형태도 바꿨다. 몽골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만 전수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다양하게 진화한 해외영업 덕분에 지난해 이마트 수출액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81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당초 목표의 150%를 달성했다. 이마트는 몽골에 추가로 점포를 내고 아마존과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해외 쇼핑몰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PB 상품 수를 대폭 늘렸다. 2013년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를 시작으로 노브랜드(가공식품), 데이즈(패션), 센텐스(뷰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용 대형 할인점을 넘어서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고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초기 반응은 좋지 않았다. 9개월간 준비 작업을 거쳐 문을 열었지만 대형 창고형 매장이란 형태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게다가 주력 품목인 식음료 제품들의 경쟁력이 약했다. 라면이나 커피, 참치 부문 1등 회사들이 초보 할인점에 물건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의 눈치도 봐야 했다.
최초에서 최고의 할인점으로
‘이마트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는 건가’라는 우려가 확산될 때쯤 뜻밖의 계기가 생겼다. 1994년 3월 남북대화에서 박영수 북한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자 전쟁 위기감으로 생활필수품 사재기가 일어났다. 이마트 창동점 방문객이 확 늘었고, ‘이마트 물건이 확실히 싸다’는 인식도 이때 확산됐다.
1년 만에 1호점이 자리 잡자 이마트는 예정에 없던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1994년 9월 2호점인 일산점이 영업을 시작했고, 1995년에 3호점(안산점)과 4호점(부평점)이 잇따라 개점했다.
한국에서 대형마트가 자리 잡자 글로벌 유통업체인 프랑스 까르푸와 미국 월마트가 1996년과 1998년 한국에 들어왔다. 팔짱만 끼고 있던 롯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가 1998년 처음 문을 열었고, 이듬해 영국계인 테스코와 삼성이 손잡고 홈플러스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의 선구자’라는 이름표에 그치지 않고 줄곧 가장 앞서 나가는 1등 할인점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1997년 국내 최초의 유통업계 자체 상표(PB) 상품인 이플러스 우유를 선보였다. 1998년엔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06년에는 글로벌 1위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한국 사업을 인수했다. 동시에 대형마트 최초로 100호점 시대를 열었다.
온라인과 창고형 마트로 돌파구
대형마트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들자 이마트는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한다. 가격 경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04년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1호점을 열었다. 회원 가입이 필요없는 열린 창고형 마트였다. 대형마트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해도 온라인 사업과 창고형 마트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이마트몰은 2014년 신세계백화점몰과 합쳐 SSG.COM(쓱닷컴)으로 진화했다. 마트 장보기와 백화점 쇼핑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온라인몰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4월에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를 열었다. 물류 혁신을 통해 2014년 5200억원이었던 이마트몰 매출은 2015년 66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25% 이상 성장했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6개의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 수도권 전 지역에 당일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트레이더스는 작년까지 점포 수를 11개로 늘렸다. 매출 증가율도 20% 이상이다. 이마트는 2023년까지 트레이더스 점포 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작년 9월엔 ‘세상에 없던 쇼핑몰’을 주제로 스타필드하남을 개점했다. 다른 유통업체의 고객을 빼앗는 게 아니라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를 경쟁 상대로 꼽았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쇼핑 테마파크라고 이름 붙였다. 가전제품 중심으로 남성 전용 쇼핑 매장을 표방해 온 일렉트로마트를 비롯해 10개의 전문점이 들어갔다. 가족과 연인끼리 즐길 수 있는 레포츠 시설과 식당도 대거 입점했다.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으로 성장
국내 유통업체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내수기업이라는 점이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만 목소리를 높일 뿐 해외에선 존재감이 없다는 얘기다. 이마트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를 수출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기존엔 해외에 점포를 열어 직접 영업했지만 물건을 수출하는 식으로 해외 영업 형태도 바꿨다. 몽골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만 전수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다양하게 진화한 해외영업 덕분에 지난해 이마트 수출액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81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당초 목표의 150%를 달성했다. 이마트는 몽골에 추가로 점포를 내고 아마존과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해외 쇼핑몰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PB 상품 수를 대폭 늘렸다. 2013년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를 시작으로 노브랜드(가공식품), 데이즈(패션), 센텐스(뷰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용 대형 할인점을 넘어서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고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