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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5일(현지시간) 9건의 트윗을 게시했다. 전날 밤에 했던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비판을 새벽부터 이어갔다. 또 도요타가 코롤라 생산공장을 멕시코에 짓겠다는 계획에 대해 반대하며 미국에 지어야 한다고 했다. 남 일이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 9월 기아차 멕시코공장 준공식을 가졌으나 11월 트럼프 당선 후 공장 신설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도 미국으로 가야 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질리언 테트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담당 편집자 겸 칼럼니스트는 6일자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의 이같은 행보가 기업 친화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가 등장함으로써 기업인들 사이에 레이 달리오(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가 말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 생겨나고 기업들의 투자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틀 전 FT가 트럼프가 포드와 GM의 팔을 비틀어 공장 신설 위치를 미국으로 바꾼 점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의 행보에 담긴 양면적인 성격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러시아 해킹과 관련해 계속 발언하고 있다. 전날 러시아 해킹 개입을 부정하는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인터뷰 관련 트윗을 한 바로 다음날 그는 자기가 어산지에게 동의한 게 아니고 정보기관과 맞서고 있지 않는데도 언론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하루 전 그의 트윗을 번역 없이 원문 그대로 옮겨 본다.

(어산지가 나온 화면 캡처와 함께) @FoxNews: Julian Assange on U.S. media coverage: “It’s very dishonest.” #Hannity More dishonest than anyone knows”

어산지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쓴 글이라고 볼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명시적으로 동의를 표하지 않으면서 동의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한 표현을 일부러 써서) 언론을 ‘낚았다’고 그가 생각한다면, 기자 역시 어제 ‘낚인’ 꼴이 됐다. 그러나 낚시질보다는 말 뒤집기라고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시간대별(뉴욕·워싱턴 시간 기준)로 그의 트윗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오전 6시 : “우두머리 광대 척 슈머가 이끄는 민주당원들은 오바마케어가 얼마나 나쁜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난장판 안에 들어와 있는지 알고 있다. 그걸 고치는 대신에 그들은 전형적인 정치적 행위를 하고 비난한다. “의사를 유지하고 의료보험 계획을 지키세요!”라고 한 오바마케어는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 이제는 공화당원&민주당원이 힘을 합쳐서 진짜로 작동할 건강보험을 짜야 한다-덜 비싸고 훨씬 좋은 것으로!”

▶ 오전 8시 : “부정직한 언론은 내가 줄리언 어산지와 생각이 일치한다고 말하길 좋아한다. 아니다. 나는 그저 그가 한 말을 옮겼을 뿐이다. 진실에 관해 어떤 마음을 먹든 그건 사람들에게 달린 일이다. 언론은 내가 ‘정보기관’에 맞서는 것으로 보이도록 거짓말을 한다. 사실 나는 그들의 빅 팬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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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1시 : “도요타 자동차가 멕시코 바자에 미국에 팔 코롤라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안 돼(NO WAY)! 미국에 공장을 짓든지 대규모 관세를 내라.”

▶ 오후 7시 : “어떻게 NBC가 오바마가 보고받았다는 최고 기밀을 단독으로 알 수 있었겠나? 누가 이 기밀을 알려줬고 왜일까? 정치다!”
(오바마가 해킹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한 NBC 기사)

▶ 오후 7시 :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에게 해킹당한 것으로 알려진 컴퓨터를 조사하거나 그 정보를 볼 수 있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그리고 왜 그들은 컴퓨터 서버에 대해 조사조차 요청하지 않았으면서도 해킹에 관해 자신할 수 있는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