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쇼 CES는 단순한 첨단 기술 전시회가 아니다. 나흘간의 행사 기간 중 각 분야 전문가들이 최신 기술 트렌드를 논하는 세션이 300여개 펼쳐진다. 이 중에서도 5일(현지시간) 열린 ‘AI의 과제’ 세션은 관심이 집중된 세션 중 하나였다.

핵심 토론 주제는 AI 기술에 대한 윤리적 판단 문제. 예를 들어 AI를 장착한 자율주행차가 사고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자동차가 운전자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보도블록으로 뛰어들어 여러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냐는 문제다. 크리스 오코너 IBM 왓슨사업 총괄, 예런 타스 필립스 헬스케어정보사업부 최고경영자(CEO), 폴 도허티 액센츄어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타스 CEO는 “AI가 볼 때 이런 문제는 AI에 설정된 여러 알고리즘(사고 체계)이 충돌하는 상황에 불과하며, 어떤 판단을 우선할지는 결국 인간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인간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는다고 해서 인간의 윤리 의식까지 갖추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오코너 총괄은 “AI를 활용한 기계를 가동할 때 발생하는 정보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도 중요한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AI 기술 구매자와 판매자가 협의를 통해 정보의 소유권을 결정하고 있지만, 앞으로 AI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각국 정부가 협의해 통일된 국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AI 기술이 이른 시일 내에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 것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도허티 CTO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딥 러닝)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기 때문에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AI가 곧 상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스베이거스=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