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마이클 피시' 겪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마이클 피시 현상’을 겪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경제에 대한 BoE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앤디 할데인 BoE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이날 정부연구소 행사에 참석해 “경제전문가들은 지금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클 피시 현상이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완전히 빗나간 예측을 내놓는 것을 뜻한다. BBC 기상캐스터이자 기상 전문가였던 피시는 1987년 TV에서 “오늘 한 시청자가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고 제보를 했습니다만 허리케인이 올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30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영국을 덮쳤고, 사람들은 이를 마이클 피시 현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할데인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시장은 ‘놀랍도록 잔잔했다’”며 “브렉시트 결정 이후에 대한 경제 전망과의 ‘불일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가 지난해 6월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영국 금융시장 안정에 ‘최대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당시 전망이 무색하게 지난해 영국 경제는 빠르게 호전됐다. 작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기존 전망(0.8%)을 뛰어넘어 1.4%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실업자 수는 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인 162만명에 그쳤다. 경기선행지표인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전망치(54.7)를 뛰어넘는 56.2를 기록했다. 지난 17개월래 최고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