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펀드시장에서 사모펀드가 규제 완화와 주식형 공모펀드의 약세를 발판 삼아 처음으로 공모펀드 규모를 앞질렀다. 해외 부동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부동산 등 실물펀드가 급격히 성장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첫 사모펀드>공모펀드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249조7000억원이다. 전년 말(200조4000억원)보다 49조3000억원 증가하며 공모펀드를 앞질렀다. 2015년 10월 발표된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낮추고 운용사 설립 요건도 완화해 다양한 사모 상품이 쏟아졌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은 219조6000억원에 그쳤다. 일년 새 1조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형(4조9860억원)을 비롯한 단기금융(MMF)·파생상품 등은 순증했지만 주식형 공모펀드에서 6조9840억원이 유출된 타격이 컸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 부서장은 “코스피지수가 1800~2100 박스권을 유지하면서 투자자의 ‘고점 환매’ 투자 패턴이 반복됐다”며 “해외 역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미국 대선 등 국제적 불확실성으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선박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실물펀드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부동산펀드(45조6910억원)에는 13조2000억원, 특별자산펀드(48조7200억원)에는 8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모두 지난해 말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이 부서장은 “앞으로도 실물펀드를 찾는 자금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