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경 에코시스 대표가 시스템 매트 ‘윌매트’의 기능과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김국경 에코시스 대표가 시스템 매트 ‘윌매트’의 기능과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인천공항 출입국 게이트 아래에는 검은색 발판이 펼쳐져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평범한 발판이나 카펫이 아니다. 고무 소재의 직선 타일과 카펫 소재의 직선 타일이 번갈아 깔렸다. 고무 타일은 미세먼지 같은 작은 입자를 거르고, 카펫 소재 타일은 액체로 된 오염물질 등을 흡착해 제거한다. 중소기업 에코시스가 만든 ‘시스템 매트(제품명 윌매트)’다.

에코시스의 윌매트는 인천공항 14개 게이트 외에도 충주공항 제주공항 등 국내 5개 공항에 설치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출입문에도 윌매트가 들어갔다.

김국경 에코시스 대표는 “공항·공장 같은 대형 시설 외에도 위생이 중요한 음식점까지 시스템 매트의 효용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 매트 알리기 나서

김 대표는 2004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 대형 빌딩 출입구에서 시스템 매트를 처음 알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 매트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며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고 전량 수입 중인 시스템 매트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였다”고 말했다.

외국 업체가 만든 시스템 매트를 직접 분해하고 연구개발(R&D)한 끝에 2005년 10월 에코시스를 설립하고 윌매트를 내놨다. 하지만 판로 개척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혔다. 시스템 매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국내에 거의 없으니 사겠다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판로 개척을 위해 김 대표는 공사장을 직접 찾아가 시스템 매트의 장점을 알렸다. 시스템 매트는 평평한 바닥 위에 까는 일반 매트와 달리 일정 깊이를 파낸 뒤 시공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설계사무실을 찾아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제품을 들고 무작정 초인종을 누른 뒤 적당한 성씨와 직책을 붙여 ‘박 실장님을 만나러 왔다’고 둘러댔다”고 사업초기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바닥 손상 막는 윌매트

김 대표가 발로 뛴 성과는 제품 출시 후 6년이 지난 2011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천공항 게이트에 윌매트를 설치한 것도 이때다. 한 글로벌 기업이 진행한 테스트 결과도 윌매트가 입소문을 타는 것을 도왔다. 출입자 신발에 붙은 오염물질의 80~90%가 윌매트를 통해 걸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마다 실내 바닥재가 손상되는 정도도 20~30% 수준으로 줄었다.

윌매트가 인기를 끌자 시스템 매트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들도 하나둘씩 늘었다. 김 대표는 “윌매트보다 값싼 외국산 매트가 들어오고 있지만 품질에서는 윌매트를 당하지 못한다”며 “윌매트가 시스템 매트 시장 50%를 꾸준히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광 신제품 개발

윌매트를 비롯한 시스템 매트는 여전히 국내에서 생소한 제품으로 통한다. 공항은 물론 대형 건물, 공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물품 분류 번호를 받지 못했다. 조달청 등록도 못했다. 경쟁사가 세 곳 이상 있어야 한다는 독과점 방지 규제 규정 탓이다.

그럼에도 에코시스는 또 다른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야광소재를 넣어 불이 꺼져도 두 시간 이상 빛을 내는 시스템 매트를 특허출원 중이다. 김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출입통제기술과 연계된 신제품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명=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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