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앵거스 디턴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로버트 실러 교수.
왼쪽부터 앵거스 디턴 교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로버트 실러 교수.
정치가 글로벌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세계 석학들이 일제히 경고했다. 지난 6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성장을 위해 정치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좌우 모두 극단적 포퓰리즘…정치가 경제 왜곡"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세계 각국이 좌우를 떠나 모두 극단적인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정치권의 무분별한 행태가 경제를 왜곡하고 성장률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는 “세계화가 수십억명을 빈곤에서 구했지만 기득권의 ‘지대추구(rent-seeking)’가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성장의 문화’를 강조했다. 실러 교수는 “이를 위해 좋은 정부가 필요하며 뒤에는 시민사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교수도 생산성 증대의 조건으로 정부와 정치시스템 개선을 꼽았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펠프스 교수는 최근 포드의 멕시코공장 설립계획 취소를 언급하며 “당선자가 ‘기업 때리기’로 혁신을 저해하고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국가 간 상호 작용은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하지만 이 같은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고 무리한 통상 정책을 지적했다.

시카고=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