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 계약금만 100억…치솟는 모바일게임 몸값
판권 계약만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받는 모바일 게임이 속속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업체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업체까지 우수 모바일 게임 선점 경쟁에 뛰어들면서 판권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중국 넷이즈가 선보인 모바일 게임 ‘음양사’의 국내 유통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출시된 음양사는 중국 양대 게임사로 꼽히는 넷이즈가 동명의 일본 만화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제작한 게임이다. 깔끔한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중국 앱스토어 매출 1~3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히트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 넷마블, 네시삼십삼분 등 주요 게임업체가 카카오와 경쟁을 펼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메신저 자회사 라인도 지난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중인 ‘달빛조각사’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1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달빛조각사는 한국 대표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만드는 첫 모바일 게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전까지 계약금 100억원을 넘긴 모바일 게임은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 가운데 가장 먼저 계약금 100억원을 돌파한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다. 지난해 10월 중국 알파게임즈는 엔씨소프트에 1000만달러를 주고 중국 판권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 음양사와 달빛조각사가 연이어 계약금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흥행 가능성이 높은 모바일 게임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넥슨이 2015년 11월 출시한 ‘히트’ 계약금은 50억원 수준이었다.

판권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업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는 처음 개발한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다”며 “위험부담이 큰 게임 개발에 직접 나서는 회사가 줄면서 살 만한 게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액션스퀘어가 개발 하는 ‘블레이드2’,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모바일’ 등도 계약금 100억원을 넘길 후보로 꼽고 있다. 블레이드2는 넷마블과 넥슨이 거의 동시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한·중·일 3개국용 게임을 별도로 개발하는 조건으로 액션스퀘어에 총 120억원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4833억원에서 지난해 3조8905억원으로 11.7% 성장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