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은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앱스틸라는 국내에서 개발한 바이오 신약으로는 최초로 유럽연합(EU)에 진출하게 됐다.

SK케미칼이 2009년 CSL에 기술 수출한 앱스틸라는, CSL에서 생산 및 글로벌 임상, 허가 신청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아 국내 바이오 신약 중 최초로 미국 판매에 돌입했고, 12월 캐나다에서도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이밖에 호주와 스위스 등은 허가 심사 단계에 있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세계에서 최초로 연구개발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이다. 기존 혈우병치료제는 분리된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지만, 앱스틸라는 두 단백질을 하나로 결합시켜 안정성을 개선했다. 또 주2회 복용으로도 지속적인 출혈 관리가 가능하다.

글로벌 임상결과 중화항체반응도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중화항체반응은 약물의 효과를 저해하는 항체가 형성되는 반응으로, A형 혈우병 치료제의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꼽히고 있다.

CSL는 앱스틸라가 세계 A형 혈우병치료제 시장에서 혁신적인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은 판매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와 판매 성과금(마일스톤)을 기대하고 있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연구개발의 오랜 투자가 또 하나의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백신과 혈액제 등 바이오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 세계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조사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EU 주요 5개국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2015년 기준 4조2000억원(35억5000만달러) 규모다. 세계 시장은 8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에는 세계 시장이 9조5000억원(83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