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재심' 정우 강하늘 김해숙 /사진=변성현 기자
영화 '재심' 정우 강하늘 김해숙 /사진=변성현 기자
대한민국을 분노하게 했던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다. 정우, 강하늘, 김해숙 주연의 '재심'(김태윤 감독)이다.

이 영화는 10년 간의 억울한 옥살이 끝에 출소한 현우(강하늘)가 변호사 준영(정우)과 함께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2000년 발생한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10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재심' 제작보고회에서 김태윤 감독은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에 살고 싶다"고 밝혔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2015년 7월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뤄지면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사건 발생 16년 만인 지난 달 진범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영화에 과도한 메시지가 들어가면 관객들이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통해 작은 희망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 현우의 재심을 맡게 된 변호사 준영은 배우 정우가 연기했다. 준영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주인공의 실제 변호를 맡은 재심 전문 인권변호사 박준영 씨를 모티브로 했다.

정우는 "'재심'은 선입견으로 둘러싸인 인물을 이해하고 믿어주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며 "시나리오에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이야기들이 뭉쳐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화가 가지고 있는 힘과 스토리가 딱 들어맞는 퍼즐 같았다"며 "그게 맞춰지면서 내 심장을 두드리는 공감 혹은 감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영화 '재심' 정우 강하늘 김해숙 /사진=변성현 기자
영화 '재심' 정우 강하늘 김해숙 /사진=변성현 기자
살인범 누명을 쓴 현우를 연기한 강하늘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당사자도 아닌데 억울함과 분노를 느꼈다"며 "이 영화가 다른 누군가의 삶을 한 번쯤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들의 무죄를 확신하고 진범을 밝혀내기 위해 냉소적인 사회와 싸우는 현우 엄마 순임 역은 '국민 엄마' 김해숙이 연기했다.

김 감독은 정우, 강하늘에 이어 김해숙이 출연을 결정했을 때 비로소 안심됐다고 고백했다. 배우 김해숙이 가진 묵직함과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김해숙은 "열심히 산다고 해서 좋지 못한 일들이 우리를 피해가리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어려운 영화라기보다 같이 보면서 감정이입할 수 있는 영화"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리 힘들고 억울해도 아직은 이 세상이 살아볼 만하다"며 "정의는 어디엔가 남아있다는 메시지가 닿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재심'은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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