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법률사무소가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M&A) 법률 자문 실적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수위 자리를 태평양에 내줬지만 지난해 중대형 거래를 꾸준히 따내며 선두를 탈환했다.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는 태평양이 ‘대어급’ 거래를 싹쓸이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Law&Biz] 김앤장, M&A자문 선두 탈환…태평양 'IPO 대어' 싹쓸이
◆M&A 자문, 선두 되찾은 김앤장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www.marketinsight.kr)가 지난해 기업 M&A 법률 자문 실적을 조사한 결과 김앤장은 55건, 10조5627억원의 거래를 성사시켜 1위에 올랐다. 실적은 경영권이 달린 바이아웃 거래를 발표(잠정협약 또는 본계약 체결 시점) 기준으로 집계했다.

마켓인사이트가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김앤장은 2015년 처음으로 태평양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현대증권 매각(1조2375억원),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매각(1조1308억원), CJ그룹의 마르스엔터테인먼트 인수(7919억원) 등 대형 거래를 맡으며 선두를 되찾았다. 하반기에도 HP의 삼성전자 프린트사업부 인수(1조1545억원) 등 랜드마크급 거래를 비롯해 CVC캐피털파트너스의 로젠택배 인수(3300억원),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매각(3261억원) 등 굵직한 거래 자문을 잇달아 따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해 총 31건, 8조59억원의 거래를 자문해 2위를 꿰찼다. 거래 규모가 1조9000억원에 달한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컨설팅한 데다 마르스엔터테인먼트 인수, 두산DST 매각, 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인수, 로젠택배 매각, SK네트웍스의 동양매직 인수 등 거래 자문 실적을 줄줄이 추가했다.

광장은 대우증권 및 산은자산운용 매각(2조3205억원) 자문을 비롯해 총 29건, 7조7093억원의 실적으로 3위를 차지했다. 태평양과 율촌은 각각 33건(5조9514억원)과 20건(4조7190억원)으로 4, 5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국내 로펌 중에선 화우(7위·1조906억원)와 지평(9위·7607억원) 등이 10위권에 포진했다.

세종 출신 이성훈 변호사 등이 주축이 돼 세운 신생 로펌인 KL파트너스는 10위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한국제본, 쌍용머티리얼,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자문을 따내며 6000억원의 자문 실적으로 11위에 올랐다.

◆IPO 자문, 태평양이 1위

IPO 법률 자문 분야에서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3조7982억원(12건)으로 공모 액수 및 건수에서 모두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IPO 시장 최대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의 대표주관사(한국투자증권)를 자문했다. 대림씨엔에스(공모규모 1234억원), 용평리조트(936억원) 상장에도 관여했다.

외국계 로펌인 심슨대처 앤드 바틀렛과 클리어리 고틀립이 공동 2위였다. 이들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단 두 건의 자문 실적으로 2위 자리를 꿰찼다. 4위는 중국 기업 IPO에서 강점을 보인 광장에 돌아갔다. 광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자문을 맡았고 로스웰(960억원), 헝셩그룹(720억원) 등 중국 기업 자문도 담당했다.

김앤장은 공모액 1조1353억원으로 5위에 그쳤다. 두산밥캣과 신라젠(1500억원) 자문으로 공모액 1조원은 넘겼다. 호텔롯데의 상장 자문을 맡아 기대를 모았지만 상장 일정이 연기되면서 순위가 밀렸다. 6위는 지평(2866억원), 7위는 세종(1361억원)이었다. 세종은 해외 상장이어서 실적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아쿠쉬네트 홀딩스의 미국 뉴욕주식거래소 상장을 컨설팅하기도 했다. 율촌 역시 호텔롯데 상장이 미뤄지면서 작년엔 실적을 내지 못했다.

정소람/이고운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