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 컨트롤타워 '수펙스' 군살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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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25% 줄이고 젊은 조직으로 신사업 발굴·실행 속도전 나서
전략위원회 기능 강화
조대식 의장, 위원장 겸임…그룹 미래먹거리 발굴 역할
전략위원회 기능 강화
조대식 의장, 위원장 겸임…그룹 미래먹거리 발굴 역할
SK가 올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인력을 25%가량 줄였다. 또 조대식 신임 수펙스 의장이 올해 신설된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한다. 그룹 상층부를 슬림화하면서 조 의장을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과 실행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다.
SK는 최근 수펙스 근무 인력을 200여명에서 150여명으로 감축했다. 줄인 인력은 원래 소속 계열사로 돌려보냈다. SK 관계자는 10일 “수펙스는 2013년 출범 이후 관계사 관련 업무가 늘어나면서 조직이 커졌다”며 “이번에 군살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수펙스 산하에는 전략위원회 에너지화학위원회 정보통신기술(ICT)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 7개 위원회가 있고 각 위원회 아래에는 실무조직이 딸려 있다. SK는 올 들어 수펙스 인력을 줄이면서도 신사업 발굴과 지원 역할을 맡은 전략위원회에는 실무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SK는 이런 조치를 통해 수펙스가 소수정예화되면서 신사업 발굴과 지원을 위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실행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펙스 의장의 역할도 바뀌었다. 전임 김창근 의장은 최태원 SK 회장(사진)의 경영 공백을 메우면서 계열사 간 이견이나 이해 상충을 조정하는 게 주 임무였다.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변하지 않으면 돌연사할 수 있다”며 고강도 혁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수펙스를 이끌게 된 조 의장은 그룹의 신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게 핵심 역할이다. 조 의장이 전략위원장을 겸하고 전략위원회의 위상도 대폭 강화된 이유다. 수펙스 의장과 위원장들의 평균 연령도 지난해 61세에서 올해 57세로 젊어졌다. 조 의장(57)은 김 전 의장(67)보다 열 살이나 적다.
수펙스 경영진의 전문성도 강화됐다. 작년까지는 현직에서 한 발 떨어진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요 위원장을 맡았다. 올해부터는 핵심 계열사 CEO가 주요 위원장을 겸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에너지화학위원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ICT위원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은 게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주요 현안에 대해 의장-관련 위원장-관련 CEO가 머리를 맞대야 했지만 이제는 의장-관련 위원장 겸 CEO만 논의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의사결정 구조가 간결해진 측면도 있다. 최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룹 컨트롤타워도 그에 걸맞게 몸집을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를 전후해 수펙스 개편 구상도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과 롯데도 그룹 컨트롤타워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6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미래전략실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에 연루된 데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특별검사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도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바꾸고 300여명인 인력도 30~40% 정도 줄일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SK는 최근 수펙스 근무 인력을 200여명에서 150여명으로 감축했다. 줄인 인력은 원래 소속 계열사로 돌려보냈다. SK 관계자는 10일 “수펙스는 2013년 출범 이후 관계사 관련 업무가 늘어나면서 조직이 커졌다”며 “이번에 군살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수펙스 산하에는 전략위원회 에너지화학위원회 정보통신기술(ICT)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 7개 위원회가 있고 각 위원회 아래에는 실무조직이 딸려 있다. SK는 올 들어 수펙스 인력을 줄이면서도 신사업 발굴과 지원 역할을 맡은 전략위원회에는 실무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SK는 이런 조치를 통해 수펙스가 소수정예화되면서 신사업 발굴과 지원을 위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실행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펙스 의장의 역할도 바뀌었다. 전임 김창근 의장은 최태원 SK 회장(사진)의 경영 공백을 메우면서 계열사 간 이견이나 이해 상충을 조정하는 게 주 임무였다.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변하지 않으면 돌연사할 수 있다”며 고강도 혁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수펙스를 이끌게 된 조 의장은 그룹의 신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게 핵심 역할이다. 조 의장이 전략위원장을 겸하고 전략위원회의 위상도 대폭 강화된 이유다. 수펙스 의장과 위원장들의 평균 연령도 지난해 61세에서 올해 57세로 젊어졌다. 조 의장(57)은 김 전 의장(67)보다 열 살이나 적다.
수펙스 경영진의 전문성도 강화됐다. 작년까지는 현직에서 한 발 떨어진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요 위원장을 맡았다. 올해부터는 핵심 계열사 CEO가 주요 위원장을 겸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에너지화학위원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ICT위원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은 게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주요 현안에 대해 의장-관련 위원장-관련 CEO가 머리를 맞대야 했지만 이제는 의장-관련 위원장 겸 CEO만 논의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의사결정 구조가 간결해진 측면도 있다. 최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룹 컨트롤타워도 그에 걸맞게 몸집을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를 전후해 수펙스 개편 구상도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과 롯데도 그룹 컨트롤타워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6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미래전략실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에 연루된 데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특별검사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도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로 바꾸고 300여명인 인력도 30~40% 정도 줄일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