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주 틀리는' 한국은행 전망…이번엔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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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경제성장률 전망 직접 챙긴다
금리결정 연 8회로 줄지만
연 4회 발표 한국은행 전망
금통위원들이 직접 진단
시장에 종합적 리뷰 공개'시장과의 소통'은 강화
기자간담회 격월 개최
시장에 다양한 신호 제공
현실과 괴리 줄이기 나서
금리결정 연 8회로 줄지만
연 4회 발표 한국은행 전망
금통위원들이 직접 진단
시장에 종합적 리뷰 공개'시장과의 소통'은 강화
기자간담회 격월 개최
시장에 다양한 신호 제공
현실과 괴리 줄이기 나서
취임 이후 8개월여간 줄곧 침묵해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한은이 1년에 네 번 내놓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현실 경제 간 괴리를 분석하고 시장에 공개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한은이 지적받아온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은의 경제 전망치는 너무 자주 틀리고 낙관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시도다.
소통 나선 금통위
10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부터 금통위는 1년에 네 번(1, 4, 7, 10월) 정기적으로 한은이 내놓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종합적인 ‘리뷰’를 하기로 했다. 2, 5, 8, 11월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그 전달에 전망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현실 경제 사이의 괴리를 금통위원이 전문가 시각으로 진단한다. 그 내용은 의결문과 매년 네 번씩 내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담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원들은 경제전망치 발표 뒤 나온 여타 지표와 정보를 반영해 전달 전망치보다 어떤 하향 및 상향 리스크가 있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금통위원이 경제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별로 하던 기자간담회도 두 달에 한 번 열기로 했다.
전망치 오답률 낮춘다
시장 참가자들은 늘 기준금리 결정의 배경, 금통위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 목말라했다. 시장이 한은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달에 한 번 열린 금통위 후 이주열 총재와의 간담회, 금통위가 끝난 2주 뒤 배포되는 금통위 의사록이 전부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이 외부 강연이나 기고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과 늘 대조돼 왔다. 고승범 신인석 이일형 조동철 등 새로운 금통위원이 합류한 이후 열린 여덟 번의 금통위는 모두 단 한 번의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끝났다.
저성장, 가계부채, 트럼프 탠트럼(발작),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한국 경제의 변곡점이 될 만한 이슈가 넘쳐났지만 시장에서 참고할 만한 정책 신호나 뜨거운 논쟁은 찾기 힘들었다. 이 와중에 올해부터 금통위 개최 횟수가 12번에서 8번으로 감소하면서 시장에서 한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금통위가 시장 소통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이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너무 자주 틀리고,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의식했다. 한은은 2015년 경제성장률을 2.7~3.4%로 전망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2.6%로 예상 범위를 벗어났다. 2014년 역시 3.5~4.0% 수준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3.3%를 기록했다.
한은식 소통, 충분할까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더 활발한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한은 내부도 이에 동의한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정책금리 전망 경로를 공개하는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FOMC 참석 위원 17명이 특정 시기까지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제시하는 분포도인 ‘점도표’와 같은 도구를 도입해 정책 결정자의 의중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른 금통위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의 장기적 향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금통위원은 매파, 비둘기파로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며 “다양한 의견이 ‘잡음’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정보에 목마른 시장 참가자들에겐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10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부터 금통위는 1년에 네 번(1, 4, 7, 10월) 정기적으로 한은이 내놓는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종합적인 ‘리뷰’를 하기로 했다. 2, 5, 8, 11월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그 전달에 전망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현실 경제 사이의 괴리를 금통위원이 전문가 시각으로 진단한다. 그 내용은 의결문과 매년 네 번씩 내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담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원들은 경제전망치 발표 뒤 나온 여타 지표와 정보를 반영해 전달 전망치보다 어떤 하향 및 상향 리스크가 있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금통위원이 경제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별로 하던 기자간담회도 두 달에 한 번 열기로 했다.
전망치 오답률 낮춘다
시장 참가자들은 늘 기준금리 결정의 배경, 금통위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 목말라했다. 시장이 한은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달에 한 번 열린 금통위 후 이주열 총재와의 간담회, 금통위가 끝난 2주 뒤 배포되는 금통위 의사록이 전부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이 외부 강연이나 기고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과 늘 대조돼 왔다. 고승범 신인석 이일형 조동철 등 새로운 금통위원이 합류한 이후 열린 여덟 번의 금통위는 모두 단 한 번의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끝났다.
저성장, 가계부채, 트럼프 탠트럼(발작),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한국 경제의 변곡점이 될 만한 이슈가 넘쳐났지만 시장에서 참고할 만한 정책 신호나 뜨거운 논쟁은 찾기 힘들었다. 이 와중에 올해부터 금통위 개최 횟수가 12번에서 8번으로 감소하면서 시장에서 한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금통위가 시장 소통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이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너무 자주 틀리고,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의식했다. 한은은 2015년 경제성장률을 2.7~3.4%로 전망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2.6%로 예상 범위를 벗어났다. 2014년 역시 3.5~4.0% 수준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3.3%를 기록했다.
한은식 소통, 충분할까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더 활발한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한은 내부도 이에 동의한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정책금리 전망 경로를 공개하는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FOMC 참석 위원 17명이 특정 시기까지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제시하는 분포도인 ‘점도표’와 같은 도구를 도입해 정책 결정자의 의중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른 금통위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의 장기적 향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금통위원은 매파, 비둘기파로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며 “다양한 의견이 ‘잡음’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정보에 목마른 시장 참가자들에겐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