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원작을 직접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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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 < 사비나미술관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savinalecture@hanmail.net >
해외 유명 미술관에 가면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제의 전시회가 열리는 경우 입장할 때까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요즘은 복제 인쇄기술이 발달해 원본에 존재하는 두텁거나 얇게 칠해진 물감 층, 거칠거나 섬세한 붓질, 보존 상태, 심지어 액자의 흠집까지도 원본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재현한 3차원(3D) 복제화를 만날 수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 ‘구글 맵 스트리트 뷰’를 이용하면 세계적인 명화들이 전시돼 있는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원작을 대체하는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미술관을 방문해 입장료를 내고 몇 시간씩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하면서까지 원작을 감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뛰어난 복제 기술로도 원작의 감동만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작의 특권이 감동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로 프랑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소장된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을 꼽을 수 있다.
수련의 화가로 불리는 모네의 걸작 ‘수련 연작’ 8점이 전시돼 있는 순백의 특별전시실에 들어선 관객은 천장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자연광선이 둥근 벽면에 걸려있는 작품 속 연못 물 위에서 일렁이는 광경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효과는 모네가 의도한 것이다.
모네는 ‘수련 연작’을 프랑스 정부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수련 작품만을 전시하는 맞춤형 미술관 건립과 관객이 수상정원에서 연못에 핀 수련을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공간을 연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것은 모네가 프랑스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에 수상정원을 만들어 연못에 수련을 심고 물과 반사광, 수련이 우주적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에 담았던 순간의 감동을 관객도 함께 느끼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복제화가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 그친다면 원작은 단순히 보는 것을 뛰어넘어 작품과 내면의 대화를 나누고 교감한다.
비유하자면 음악을 CD로 감상하느냐, 라이브 공연장에서 감상하느냐의 차이다. ‘수련 연작’은 미술관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아날로그적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원작의 고향이라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이명옥 < 사비나미술관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savinalecture@hanmail.net >
뛰어난 복제 기술로도 원작의 감동만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작의 특권이 감동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로 프랑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소장된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을 꼽을 수 있다.
수련의 화가로 불리는 모네의 걸작 ‘수련 연작’ 8점이 전시돼 있는 순백의 특별전시실에 들어선 관객은 천장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자연광선이 둥근 벽면에 걸려있는 작품 속 연못 물 위에서 일렁이는 광경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효과는 모네가 의도한 것이다.
모네는 ‘수련 연작’을 프랑스 정부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수련 작품만을 전시하는 맞춤형 미술관 건립과 관객이 수상정원에서 연못에 핀 수련을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공간을 연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것은 모네가 프랑스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에 수상정원을 만들어 연못에 수련을 심고 물과 반사광, 수련이 우주적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에 담았던 순간의 감동을 관객도 함께 느끼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복제화가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 그친다면 원작은 단순히 보는 것을 뛰어넘어 작품과 내면의 대화를 나누고 교감한다.
비유하자면 음악을 CD로 감상하느냐, 라이브 공연장에서 감상하느냐의 차이다. ‘수련 연작’은 미술관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아날로그적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원작의 고향이라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이명옥 < 사비나미술관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 savinalectur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