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팔아온 가정용 세탁기에 30~50%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 삼성, LG는 생산기지를 베트남, 태국 등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삼성과 LG가 각각 중국에서 생산한 가정용 세탁기가 미국에서 정상 가격보다 낮게 팔려 월풀 등 자국 업체가 피해를 봤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작년 12월 정한 대로 삼성 세탁기에 52.51%, LG 세탁기에 32.12%의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이번 덤핑 조사는 월풀이 삼성, LG의 덤핑으로 피해를 봤다고 제소해 이뤄졌다. 상무부는 지난해 7월 예비판정에서 삼성과 LG 세탁기에 각각 111%와 49%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매겼으며 같은 해 12월 이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제프 페티그 월풀 회장은 “오하이오주에 있는 우리 공장 직원 3000여명의 만족스러운 승리”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2012년에도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삼성, LG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삼성과 LG는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다. 삼성과 LG는 미국 판매용 세탁기를 베트남, 태국 등에서 생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측은 “이번 ITC 판정은 매우 유감”이라며 “지속적으로 미국 내 산업에 끼친 피해가 없음을 소명하는 한편 차별화된 제품으로 관세 장벽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