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뮐러(오른쪽)와 클라우디오 민더 조야 공동대표가 11일 부산공장에서 자사 신발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칼 뮐러(오른쪽)와 클라우디오 민더 조야 공동대표가 11일 부산공장에서 자사 신발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신발의 메카 부산에 생산체계와 판매망을 구축했습니다. 올해부터 신발 미드솔(중창)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시장도 확대해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글로벌 신발업체로 도약할 것입니다.”

스위스 로크빌에 본사를 둔 기능성 신발업체 조야의 칼 뮐러(32)와 클라우디오 민더(37) 공동대표는 11일 부산 조야 한국 공장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뮐러 대표는 개발과 생산을, 민더 대표는 마케팅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스위스의 같은 동네에서 알고 지내다 “신발에 인생을 걸어보자”며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다.

뮐러 대표는 “2008년 회사를 세워 2년여 만에 개발한 마사이워킹 MBT 슈즈인 ‘굴림신발’을 해외에서 생산해 관리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한국에서 직접 관리하기로 하고 부산에 공장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신발 협력업체 직원들이 1970~1980년대 신발제조왕국 당시 쌓은 연륜과 경험을 가진 숙련자가 많다”며 “임금은 부산이 베트남과 중국보다 높지만 부산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점도 부산을 선택한 이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더 대표는 “부산항은 물류망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잘 갖춰져 유럽과 미국 등으로 수출하기에 운송료도 싸고 편하다”며 “한국이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수출할 때 관세가 낮은 것도 부산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새 제품을 제조해 공장을 확장하고 인원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야가 개발한 신발은 인체공학적인 설계와 폴리우레탄 소재의 미드솔을 적용해 보행 때 부드러운 착화감과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뮐러 대표는 “신발 제조는 아직도 손으로 하는 작업이 많다”며 “제조 과정을 로봇으로 자동화하고 첨단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야는 2010년 부산에 미드솔 공장을 짓고 사상구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웠다. 24개국, 2500여개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직원이 85명인 이 회사는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품의 96%를 해외 시장에서, 4%는 한국에서 판매한다. 조야는 지난 9일 부산지역 신발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