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매장에 가면 '핫한 명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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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벌에 수백 만원 하는 베트멍·아크네 스튜디오
SPA 매장서 '디자인 복사'
"매출 압박에 베끼기 치열"
SPA 매장서 '디자인 복사'
"매출 압박에 베끼기 치열"
리한나, 빅뱅의 지드래곤(GD), 저스틴 비버 등 유명 가수들이 즐겨 입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베트멍(VETEMENTS)’은 요즘 가장 뜨는 명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큼지막한 봄버(항공점퍼), 긴 팔과 모자가 달린 후드티셔츠 등이 대표 제품이다.
봄버 한 벌 가격이 180만~230만원으로, 이마저도 해외에서 ‘직구’(직접 구매)로 사야 한다. 하지만 베트멍 디자인의 봄버나 후드티셔츠를 입은 사람은 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모두 베트멍 디자인을 베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옷이다.
◆‘빨리 잘 베끼기’ 경쟁
SPA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명품 브랜드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제품 주기가 짧은 SPA 성격상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의 옷을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내놔야만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스웨덴의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도 독창적인 스타일로 인기를 끄는 명품 패션 브랜드다. 가장 인기 있고 꾸준히 팔리는 제품은 가죽과 세무 소재의 바이커 재킷. 넓은 옷깃과 사선 모양의 지퍼, 허리에 달린 널찍한 벨트 등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 제품은 몇 년 전부터 국내 연예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소재에 따라 가격이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지만 주변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옷들을 볼 수 있다. SPA 브랜드들에서 내놓은 ‘아류 제품’이다.
자라, H&M, 코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더 빨리 명품 디자인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세계 각지에 대량생산 공장과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에잇세컨즈, 탑텐, 미쏘 등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4만원대부터다.
◆“결국 명품 디자인이 잘 팔려”
이런 이유 때문에 명품업계에서는 ‘SPA 매장에 가보면 요즘 가장 뜨는 명품이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SPA 브랜드들이 많이 베끼는 디자인의 명품이 당대 최고라는 얘기다.
한 SPA브랜드 관계자는 “4~5년 전에는 이자벨 마랑, 프라다 제품을 베끼는 브랜드가 많았고 샤넬, 에르메스, 셀린느 등은 꾸준하게 따라 만드는 명품”이라며 “최근엔 베트멍과 아크네 스튜디오, 구찌 제품과 비슷한 SPA 옷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업체들이 SPA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베끼기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어중간한 가격대의 옷은 팔리지 않고 명품 아니면 SPA만 잘 팔리는 상황이어서 SPA 브랜드를 할 수밖에 없는데, 핵심 경쟁력인 디자인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드니까 명품을 베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4년간 국내 패션산업은 매년 1~2%대 성장률을 보였다. 그나마 SPA 시장은 지난해 매출 3조7985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성장했다. 남성복(2.4%), 여성복(2.4%), 캐주얼(2.3%), 유아동복(2.1%) 등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매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봄버 한 벌 가격이 180만~230만원으로, 이마저도 해외에서 ‘직구’(직접 구매)로 사야 한다. 하지만 베트멍 디자인의 봄버나 후드티셔츠를 입은 사람은 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모두 베트멍 디자인을 베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옷이다.
◆‘빨리 잘 베끼기’ 경쟁
SPA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명품 브랜드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제품 주기가 짧은 SPA 성격상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의 옷을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내놔야만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스웨덴의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도 독창적인 스타일로 인기를 끄는 명품 패션 브랜드다. 가장 인기 있고 꾸준히 팔리는 제품은 가죽과 세무 소재의 바이커 재킷. 넓은 옷깃과 사선 모양의 지퍼, 허리에 달린 널찍한 벨트 등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 제품은 몇 년 전부터 국내 연예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소재에 따라 가격이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지만 주변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옷들을 볼 수 있다. SPA 브랜드들에서 내놓은 ‘아류 제품’이다.
자라, H&M, 코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더 빨리 명품 디자인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세계 각지에 대량생산 공장과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에잇세컨즈, 탑텐, 미쏘 등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4만원대부터다.
◆“결국 명품 디자인이 잘 팔려”
이런 이유 때문에 명품업계에서는 ‘SPA 매장에 가보면 요즘 가장 뜨는 명품이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SPA 브랜드들이 많이 베끼는 디자인의 명품이 당대 최고라는 얘기다.
한 SPA브랜드 관계자는 “4~5년 전에는 이자벨 마랑, 프라다 제품을 베끼는 브랜드가 많았고 샤넬, 에르메스, 셀린느 등은 꾸준하게 따라 만드는 명품”이라며 “최근엔 베트멍과 아크네 스튜디오, 구찌 제품과 비슷한 SPA 옷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업체들이 SPA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베끼기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패션 대기업 관계자는 “어중간한 가격대의 옷은 팔리지 않고 명품 아니면 SPA만 잘 팔리는 상황이어서 SPA 브랜드를 할 수밖에 없는데, 핵심 경쟁력인 디자인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드니까 명품을 베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4년간 국내 패션산업은 매년 1~2%대 성장률을 보였다. 그나마 SPA 시장은 지난해 매출 3조7985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성장했다. 남성복(2.4%), 여성복(2.4%), 캐주얼(2.3%), 유아동복(2.1%) 등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매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는 기업이 많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